정보[지구와 우주 이야기]/영성지성

4차원 문명세계의 메제지 2 박천수著

실미원장명숙 2024. 8. 13. 12:01

 

 

https://cafe.daum.net/trumpandtheknight/n00w/4217

 

해저에서 벌어진 국제회의

 

어느 날은 평소와 달리 해저기지 외계인들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행동들이 목격되었다. 해저기지에 도착해서 5개월 정도 시간이 흐른 후의 일이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아니에게 물었더니 그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오늘이 바로 코디우거스 전체 회의가 있는 날이랍니다. 아마도 오늘 샤르앙은 지구에서 파수꾼으로 활동하는 코디우거스들의 모습을 모두 구경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의 설명대로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코디우거스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해저기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저기지에 나타난 사람들은 안내자들과 함께 주로 아프리카 밀림의 육지 통로를 이용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해저기지에 모인 코디우거스의 숫자는 144명이었다. 코디우거스 중에는 금강산에서 만났던 은둔자와 인도의 작은 섬에서 300년이 넘게 수행 중인 도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코디우거스들은 남자 여자는 물론 흑인종, 황인종, 백인종과 다양한 신분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다. 종교인, 학자, 국제기구 지도자를 비롯해서 은둔자나 일반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코디우거스 회의는 시디바가 주관했다.

피라미드 교육관에 마련된 회의장에는 원형으로 좌석들이 배치되어 있고, 코디우거스들은 그동안 활동한 자료들을 정리해서 발표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회의는 15일 정도 속개 되었다. 15일 동안 144명의 코디우거스들이 나눠서 발표를 하고, 매일매일 심도 있는 토론도벌였다.

회의 때 사용하는 언어는 코디우거스 각각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고유언어였고, 만능통역변환장치를 통해 자유롭게 의사를 주고받으며 토론을 이어나갔다.

마치 해저기지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방불케 했다.

15일간의 회의를 마친 후 코디우거스들은 바로 돌아가지 않고 5일 정도 친분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그뿐만 아니고 해저기지에 마련된 4차원 문명세계에 빠지며 우주첨단문명을 즐기는 계기로 삼기도 했다.

나도 이들과 며칠 동안 어울리면서 다양한 인물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코디우거스들은 신분도 다양했지만 연령층도 다양했다.

지구인류들 중에 200세가 넘는 고령자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금강산에서 만났던 은둔자도 나이를 잃어버린 고령자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는 초월자이기 때문에 특이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인도에서 살고 있는 하셈이란 코디우거스는 실제 나이 300세가 넘는다고 했다. 그도 은둔자처럼 각성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데 초월명상에 심취해서 후계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하셈의 나이는 60세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름도 다르게 알려져 있다고 했다. 인도에서는 고승이나 명상가들이 실제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법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본래의 신분이 감춰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는 누구보다 하셈과 친해져서 며칠 동안 그의 초월명상을 전수받았다. 초월명상을 통해 몸속에 숨겨져 있는 제2의 눈과 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곧 초월명상가들은 또 다른 눈과 귀를 가지고 깨달음의 길을 걷고 있었다.

하셈은 헤어질 때 자신이 거처하고 있는 위치를 알려 주었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주어지면 방문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마리아 수녀와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녀는 기도로써 병을 치료하는 신유의 능력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했다. 마리아 수녀는 마음속의 밝은 빛을 발견한 후 병을 치료하는 능력을 얻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마리아 수녀는 샤르별인들이 신앙으로 숭배하는 빛의 메시아와 자신이 하느님의 신으로 믿고 있는 성령의 힘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믿고 있었으며, 그래서 빛을 단련하는 명상에 깊이 빠져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마리아 수녀는 성령의 사도로서 신앙심을 고취시킬 목적으로 코디우거스 운동에 동참하며 우주정신세계를 실천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할 수 있었다. 마리아의 천사처럼 아름다운 용모와는 달리, 그녀의 눈에서는 성령의 불같은 기운이 강력하게 발산하는 모습이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다양한 신분의 코디우거스들과 친분을 쌓고 샤르별의 존재들이 실천하는 우주정신세계의 길을 다시 발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전체 회의에 참석한 코디우거스들은 회의를 마치고 대부분 돌아갔지만, 몇몇은 돌아가지 않고 남아서 특수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나는 돌아가지 않고 해저기지에 남아 있는 코디우거스들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또 다른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코디우거스들과 친목을 도모할 때는 항상 아니도 함께 했다.

코디우거스 국제회의를 마치고 나서 시디바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시디바 산타르시안님, 질문이 있습니다."

"말하렴, 사랑하는 우주의 아들아!"

코디우거스의 모임이 결성된 정확한 동기와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코디우거스는 지구의 파수꾼으로 지구의 종말과 후천세계 개벽을 위하여 준비된 일꾼들이다."

"후천세계 개벽이란 무슨 뜻입니까?"

"지금까지의 선천세상이 끝나고 우주의 개벽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즉 우주개벽 이전의 세상이 선천세상이요 그 후의 세상이 후천세상이라 한다."

"후천세상을 맞이하는 준비위원들이 코디우거스란 뜻이군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구나."

지구의 종말과 후천세상은 필연적으로 "선천세상은 불완전한 세상이요 후천세상은 완전한 세상이다. 즉 선천세상의 모든 결점을 보완하여 완전무결한 후천세상이 열리게 된다.

다가오는 세상인가요?"

"우주개벽은 이미 시작되었고 지구의 종말은 서서히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코디우거스는 그날을 준비하는 모임이다."

"선천세상의 불완전한 요인의 대표적인 현상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나이가 들수록 늙고 병들어 가는 생명의 현상이 잘못된 질서요. 인간의 맘속에 서로 나쁜 감정이 대립하여 싸움을 일삼는 풍속이 잘못된 삶의 질서이다. 강한 것과 약한 것이 존재하는 약육강식의 모순과 살기 위해 살육하고 얻기 위해 투쟁하는 사회적 현상이 모두 잘못된 생존의 질서이다. 이러한 그릇된 질서에 의하여 선천세상의 모든 비극이 싹텄으니 후천세상에서는 이러한 모순과 비리가 모두 사라지고 눈물과 탄식을 모르는 세상으로 바뀌게 되리라. 이는 곧 우주의 대혁명이니 하늘은 물샐틈없는 준비로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결국 새 시대를 열게 될 우주 대혁명은 하늘이 직접 나서서 준비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하늘의 주관자가 직접 기획하고 물샐틈없는 천지도수를 짜 맞추어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는 대작전이다."

"우주개벽의 후천세상을 펼치는데 144명의 코디우거스만으로 준비가 가능할까요?"

"코디우거스는 땅에만 존재하지 않고 하늘에도 존재하며, 하늘과 땅의 모든 문명세계에서 차출된 숫자는 구름떼처럼 많다. 곧 하늘과 땅 우주 전역에서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고 우주 대개벽의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 하늘 주관자의 대의지를 읽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늘 주관자는 어디에 머무르고 계시나요? 천상계인가요, 땅인가요? 아니면 우주의 어떤 문명세계에 머물고 계시나요?"

"하늘의 주관자는 땅에도 머물고 우주에도 머물고 하늘과 땅을 수시로 주유하며 물샐틈없는 작전을 펼치시니, 지구의 땅에도 이미 하늘주관자가 머물고 간 흔적이 남아 있다.”

지구의 땅에 하늘 주관자가 머물고 간 흔적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지요?"

하늘의 유지가 있고 그 유지가 인간들의 손에 받들려 빛의 존재들을 단련시키고 있다."

"하늘의 유지로 지구의 땅에서 빛의 존재들이 양육되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 하늘은 우주개벽의 새 시대를 대비해서 빛의 존재들이 필요하니, 지구에서 필요한 숫자가 1 2천이다."

"코디우거스와 빛의 존재들이란 어떤 차이인가요?"

코디우거스 파수꾼들은 새 시대를 준비하는 발판이라면, 빛의 존재들은 새 시대를 이끌어가는 기획자들이다. 곧 우주 새 시대의 기획자들이 지구에서 1 2천이 필요하며 하늘의 유지대로 잘 이루어질 것"이다.”

"하늘의 유지대로 빛의 존재들을 훈련하는 장소를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직접 나와 함께 그곳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

이런 대화를 마치고 며칠 후 시디바는 직접 나를 데리고 지상으로 올라가서 빛의 존재들을 양육하는 장소를 방문했다. 그 장소는 하늘 선민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동방의 나라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과연 후천시대를 맞이하는 하늘 주관자의 유지가 흔적으로 남아 있었고, 하늘 삼위일체의 완결자를 기다리는 성소였다.

장차 그곳에서 삼위일체의 완결자가 나타나면 1 2천의 빛의 존재들이 양육되어 큰 빛의 울타리를 형성하고, 후천시대를 맞이하는 대역사가 지상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하니, 부푼 꿈을 안고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

해저기지에서 만난 지구파수꾼

 

시디바를 방문한 자리에는 해저기지에서 처음 보는 여성 한 사람이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는데, 시디바가 그 여성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30세 중반쯤의 지구여성이었는데, 코디우거스의 열성요원이라고 했다.

그 여성의 이름은 케샤라고 불렀으며 해저기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검은 피부를 가진 케샤는 키가 훤칠하게 크고 몸매는 가냘픈 편이었으며, 유난히 큰 눈동자가 호수처럼 맑아 보이는 흑인계 인종의 여성이었다.

얼굴을 가린 수건과 회교식 복장을 보고 그녀의 종교를 대충 눈치챌 수 있었다. 검은 피부를 한 여성에게서 그렇게 아름다운 자태가 빛나고 있을 줄은 미처 상상도 못해 본 일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그 흑인 여성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케샤도 나에 대한 느낌이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케샤와 나는 처음 얼굴을 마주치고 나서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녀의 얼굴에서 잔잔하게 빛나는 미소가 햇살처럼 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디바는 그렇게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 나와 케샤에게 앞으로 좋은 동지가 되어 코디우거스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범 일꾼이 되라고 당부했다.

케샤와 나는 그때부터 좋은 동지의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그녀의 아름다운 영감이 때로는 아침 햇살에 빛나는 이슬처럼 어두운 정신세계를 영롱하게 적셔줄 때도 있었다.

아니도 케샤에게 좋은 인상을 품고 있었으며, 그래서 자신의 침실로 케샤를 초대하여 우리 셋은 밤새는 줄 모르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때 케샤가 들려주는 정신세계의 이야기들은 마치 우주를 향해 간절한 염원으로 부르짖는 영혼의 영가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케샤가 들려주는 영혼의 소리에는 때묻은 의식세계를 정갈하게 정화시켜 주는 능력이 있었다.

케샤의 신분은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였고,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 독신녀라고 했다. 맑은 영혼의 선생님에게 학문을 배우는 그녀의 학생들은 너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외계인의 해저기지에는 가끔씩 지구인들로 구성된 비밀단체인 코디우거스들이 방문하거나 머물고 있기도 했는데, 나는 그들을 여럿 사귀고 친구가 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코디우거스들은 지구의 어떤 사회계층이나 인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신분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을 만나 보면 한결같이 케샤처럼 맑고 깨끗한 영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중에는 인류의 지도자로 손꼽히는 신분도 있었고, 종교계나 학계의 권위자들도 있었지만, 아주 낮은 신분의 하위계층 인물들까지 골고루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신분의 코디우거스들은 서로 나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존경하고 받드는 분위기 속에서 진실한 우정을 키워가고 있었다. 해저기지에서 사귄 코디우거스들과 진실로 영혼의 대화가 통하는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행복했다.

아니도 지구를 방문하여 이런 아름다운 영혼의 코디우거스들과 친구로 사귀게 된 인연을 무엇보다 행복하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

외계인의 지구인 변장

 

해저기지에서 오붓하고 다정한 시간들을 보내던 어느 날 아니가 지구탐사를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다.

쾌히 승낙하고 그녀의 탐사여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녀는 지상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외계인들의 신선복장 대신 지구인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해저기지에는 지상으로 여행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디자인의 지구인 복장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니가 지구인의 복장으로 갈아입으니 영락없이 지구인 여성 그대로였다. 청바지와 가죽 재킷을 입고 늘씬한 키에 검은색 색안경까지 착용한 그녀는 배우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아니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비슷한 커플 의상을 갖추어 입었다.

여행준비를 완료한 아니는 여행의 목적지와 일정들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목적지들은 대부분 지구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문화유적지들이었다. 지구인류의 다양한 현대문명을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도시와 장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오래전부터 준비해 두었던 지도를 펼쳐 보이며 찾아갈 장소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여행 목적지로 지도상에 표시된 곳들은 지구의 동서양을 망라해서 다양했다. 말하자면 지구문명의 핵심지역들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였다.

 

아니가 계획한 목적지들을 다 둘러보고 여행하려면 대충 잡아도 수개월은 족히 소요될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여행에 필요한 경비도만만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걱정되는 맘으로 아니에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가 계획하고 있는 탐사는 너무 광범위해서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경비도 많이 필요할 텐데 아니에게 그럴만한 시간이 있고 돈이 있소? 설마 샤르별에서 사용되는 돈을 이용하여 지구여행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아니는 기막힌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호호호..., 샤르앙은 별걱정을 다하네요. 제가 그만한 준비도 없이 지구탐사를 제안하겠어요? 사실 우리 샤르별에는 여행을 떠나든 물건을 구입하든 돈이 필요 없는 세상이에요. 물건을 사고파는 제도도 없고 시장 같은 것을 운영하는 제도도 없는 우리 샤르별에서는 본래부터 화폐라는 제도가 발생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지구에서는 무엇이든지 돈이 아니면 거래할 수 없고 이용할 수도 없다는 상식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경비가 부족해서 여행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일은 없으니 안심해요."

그러면 여행 경비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뜻이오? 그렇다고 지구인류들이 보는 앞에서 UFO를 타고 다니며 여행할 수는 없지 않소?"

“UFO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번 지구탐사를 무사히 마칠 수 없어요. 지구에서는 나라와 나라를 경유할 때 허가가 필요해요. 그러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서는 가끔씩 UFO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돼요. 그리고 지구의 먼 거리를 단숨에 이동할 필요가 있을 때도 UFO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 외 일반적인 활동은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교통편을 이용하게 된답니다. 그러한 비용은 충분히 마련될 것이구요."

듣고 보니 UFO의 도움이 아니면 지구의 모든 나라에 위치한 문화유적을 탐사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 같소. 지구에서는 나라와 나라를 경유하는데 엄격한 허가제도가 필요해서.... 그런데 당신들이 살고 있는 샤르별에도 다른 나라들을 방문할 때 지구처럼 허가를 받고 이동하오?"

우리 샤르별에는 국가나 나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지구의 70배에 달하는 넓은 세상을 어디나 마음놓고 다닐 수 있어요. 지구는 작은 땅에서 국가라고 하는 복잡한 경계들이 정해져 있어 살아가는데 참 불편함이 많겠어요."

"아무런 경계도 없이 넓은 세상을 마음껏 다닐 수 있는 당신들의 세상이 부럽게 느껴지오. 그런데 이번 탐사여행에 필요한 경비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니 그 돈들은 누가 대주오?"

아버지가 지구에서 사용할 돈 걱정은 말라고 했어요. 지구의 친구들이 잘 도와줄 거예요. 지난번에도 지구의 몇 곳을 둘러보면서 그러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요. 샤르앙에게 조금도 걱정을 끼치지 않으면서 지구의 유적지들을 여행할 것이니 샤르앙은 저와 함께 동행이나 하면서 친구가 되어 주세요."

어떻든 아니가 하자는 대로 하겠소."

"고마워요. 그런데 샤르앙은 지구의 모든 지리들은 잘 알고 있는 편이에요?"

"그렇지 못하오. 책으로 읽어서 대충은 알고 있는 상식들에 불과하오."

"자기가 태어나 살고 있는 땅에 대하여 그렇게 알고 있는 지식들이 부족하다면 될 말이에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현실이 그러한 걸 어떡하오. 사실 아니가 제안한 탐사 목적지들은 무척이나 구경하고 싶었던 장소들이오. 돈이 없으면 아무리 가보고 싶은 명소라도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지구인류들의 삶이오. 또 어떤 나라들은 돈이 있어도 방문이 어려운 곳도 있소. 그러한 나라에는 무서운 세력이 살고 있어 자칫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소. 이번 탐사목표 중 그러한 나라가 포함되어 있어 걱정이오.”

"그러한 상식은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들이 이번 탐사여행을 할 때 어떤 위험도 따르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대책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요. 이번 여행은 샤르앙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샤르앙에게 모처럼 좋은 구경거리도 보여 주면서 저도 흥미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까, 이번 여행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어떻든 아니 때문에 좋은 구경 많이 하고 특별한 경험들이 될 것 같소. 또 마음속에서 본능적인 모험심이 유발되기도 하오. 찾아가 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장소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체험은 없을 것이오. 설령 여행을 하다 위험한 지경에 빠지더라도 아니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그 자체가 의미 있을 것 같소.”

"저는 가냘픈 여성이지만, 어떤 위험에 빠지더라도 샤르앙을 보호할 자신은 있으니 이번 여행에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마세요. 홀가분하고 경쾌한 기분으로 지구탐사를 떠나도록 해요."

"그럼 마음 편하게 아니와 동행하도록 하겠소."

 

이런 대화를 마친 후 아니는 여행준비가 이미 완료되었다는 듯이 앞장서서 초시의 업무실로 들어갔다.

아니의 탐사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던 초시는 우리를 UFO에 태우고 해저기지 밖으로 빠져나가 지상의 어느 장소에 도착했다. 유럽 지역의 나라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의 근교였는데 주변에는 무성한 숲이 우거져 있고 잘 가꾸어진 풀밭도 보였다.

초시는 그곳에서 누구에게 무선통신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통신이 끝난 잠시 후 검은색 자동차 한 대가 우리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더니, 그 차에서 내린 남자가 초시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인 후 "우주기운 충만! 그레이스."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도시 주변의 가까운 위치에 살고 있는 인물인 것 같았다. 그레이스란 이름은 코디우거스 요원들 사이에서 초시를 부르는 지구식 이름이라고 했다.

초시도 그 남자에게 "우주기운 충만, 챨리!" 하고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면서 "미리 연락했던 우리 애들이오. 우리 애들이 이번 여행을 무사히 마치도록 당신이 잘 도와주시오.” 하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챨리라는 남자는 "그레이스, 걱정 마십시오. 부탁하신 대로 이미 준비는 잘 되었으니 당신의 따님과 아드님을 저에게 맡기셔도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초시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UFO를 몰고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고, 챨리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향했다.

챨리의 나이는 그때 62세였으며, 세계기구에 속한 환경단체에서 연구직을 맡고 있는 학자라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큰 농장도 직접 경영하며 지구의 환경에 대하여 여러 편의 논문도 발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런 내용들은 이미 초시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으므로 챨리가 직접 자신의 신분에 대하여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실들이었다. 그래서 챨리의 신원에 대하여는 궁금한 점도 없었고, 그가 안내하는 대로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챨리가 도착한 집은 커다란 농장 안에 지어져 있는 통나무집이었고, 2층으로 지어진 통나무집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통나무집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이어서 아니와 나는 챨리가 정해준 침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 챨리 집에서 머물고 있는 다른 인물들을 소개받았다. 챨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들인데 환경분야에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들이었다.

챨리는 우리들이 여행에 필요한 경비로 충분한 돈과 여행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주었고, 중간 목적지에서 도움을 받을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아니와 나는 기차도 타고 비행기도 타며, 자동차나 선박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대략 45일 정도의 문화탐사 여행을 계속했다. 문화탐사 여행 도중에 땅속에 묻혀 있는 유물들과 땅속에 매몰된 지하세상도 탐방했다.

넘기 어려운 국경이나 긴 거리를 이동할 때는 UFO의 도움을 자주 받았다. 그렇지 않은 장소에서는 대부분 지구의 교통편을 이용했다.

여행을 하면서 중간에서 도와주는 인물들이 있었으므로 불편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아니를 외계인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은 전혀 없었으며, 우리들은 유창한 국제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장소에 도착해서도 언어소통 문제로 곤란을 겪는 일은 없었다.

한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여행을 하다 새로 사귄 친구들을 만났을 때 그들로부터 대접받는 음식이었다. 새로 사귄 지구의 친구들이 우리를 식당 같은 장소로 안내하려고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집으로 직접 초대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때마다 손님 대접으로 내어놓는 음식 때문에 거절하느라 난처한 입장이 될 때도 있었다.

우스시어 우주식사만 복용하는 아니는 위장기능이 거의 퇴화되어 지구의 어떤 음식도 섭취할 수 없었으며, 나도 외계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두 달 가까이 우주식사만 실천해 왔으므로 지구의 음식들을 섭취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어떻든 아니와 나는 지구의 문화탐사 여행을 즐기면서 지구의 전역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도 많았으며, 지구의 문명과 문화의 흐름들에 대하여 얻은 지식들도 많았었다.

난생처음으로 지구의 유서 깊은 문화유적지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으므로, 아니보다 내가 더 색다른 감명과 느낌으로 문화탐사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제까지 책을 통해 읽어 두었던 인류의 문명이나 기원에 대한 지식들, 해외여행의 기행문들을 많이 읽어 두었던 지식 탓에 아니와의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도움이 컸던 점은 중요한 국제어들을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만능통역장치 때문이기도 했다.

만능통장치는 외계인들이 지구의 모든 언어를 자유스럽게 구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된 기계였다.

아무튼 지구는 우주에 비하면 손바닥보다 작은 공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작은 공간에 펼쳐지고 있는 삶들은 천태만상으로 미묘하게 얽혀 있었다. 그렇게 미묘한 인류의 삶들과 문명의 흔적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니 나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애착심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초시를 처음 만나 UFO를 타고 지구의 오지와 중요한 장소들을 대충탐사해 본 적은 있지만 아니와 꼼꼼하게 살펴본 지구탐사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지구의 내용을 훤히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다.

아니도 이번 여행의 기쁨이 너무 크다고 좋아했다.

아니는 지구인류들이 살아가는 문화탐사 여행을 하면서 중요한 내용들을 모두 사진에 담았는데, 해저기지로 돌아와서는 사진에 담은 내용들을 모두 전자책에 저장시키는 것이었다.

전자책에 저장시킨 내용들은 지구의 자세한 지도와 탐방한 문화유적의 사진들 그리고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나 탐방한 소감 등을 자세히 기록한 것들이었다. 이렇게 전자책에 기록한 문화탐방 내용을 아니는 자신이 알고 지내는 다른 외계인들의 전자책 속으로 전송시켜 주기도 했다. 전자책의 정보전달 속도는 초광속이었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우주의 존재들끼리 전자책을 이용한 정보교류도 가능했다.

전자책은 이렇게 다른 전자책들끼리 책 속에 저장된 내용을 서로 전송해 주기도 하고 수신 받기도 하는 기능을 내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샤르별의 외계인들이 각자 휴대하고 있는 전자책 속에는 서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송 받은 정보나 지식들이 가득 저장되어 있어서, 전자책 한 권의 내용 속에는 수억 권 분량의 책으로 환산할 수 있는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외계인들은 개인들이 저술한 학술서적, 연구서적, 교양서적, 문화서적 등을 모두 이런 전자책 형태로 출간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새로 출간한 정보 내용은 다른 상대의 전자책에 전송시켜 주어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살아간다고 했다.

아니는 지구의 문화탐사 내용을 전자책으로 기록하여 다른 외계인들의 전자책으로 전송을 끝낸 후, 나와 함께 시디바를 방문했다. 시디바는 아니가 전송해 준 전자책 기록들을 잘 받았다며 훌륭하게 마친 문화탐사 여행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

 

외계인 여성의 특별한 사랑의 프러포즈

 

아니는 잠을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몸을 씻은 후 의상을 고쳐 입고 나서 추시브란 꽃 한 송이를 들고 와 나의 손에 쥐여주곤 했다. 그것은 매일매일 이어지는 연례행사였다.
그 의미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들 세상의 여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침인사 의식이랍니다. 다정한 사람에게 진실한 우정을 표하는 사랑의 선물인 셈이지요."
있소? 우정도 길어지면 식을 것이고 아무리 좋은 일도 하다보면 귀찮아질 것인데 매일매일 그런 일을 반복할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소."
아무리 다정한 사이라도 날마다 그런 인사를 어떻게 할 수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한 번 정한 마음을 놓치는 법이 없어요. 시간이 흐르고 많은 세월이 흘러도 진실된 마음이 변하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샤르앙이 곁에 있는 날까지 꽃을 선물할 수 있어요.”
"그 꽃들은 어디서 준비하오?"
"우리 샤고 부드러움은 여성을 가장 여성스럽게 가꾸어주는 비결이거든요. 여성이 여성스러워지는 만큼 행복함도 없어요. 마음의 진실과 우정을 날마다 베풀 수 있다는 자체가 삶의 축복이기도 하구요."
우리 지구의 인류들은 아무리 좋은 일도 오래하면 지겨워하거든요.”
지겨움은 불행을 창조하는 악마의 씨앗이에요. 천국이라 해도 지겨움을 느낀다면 지옥과 다름없지요. 이제부터 샤르앙은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진실. 그러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해 보세요. 한결같은 마음을 지니는 것보다 큰 행복을 창조하는 비결은 없어요.”
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을 수 있는 마음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우정을 그렇게 키우면 어떻겠어요?"
아니의 제안을 가슴에 간직하겠소."
동의해 주어서 고마워요."
어떻든 아니의 꽃 인사는 색다른 기쁨이며 행복의 충만이오. 부족한 존재가 너무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 같소."
"부족함은 허물이 아니에요.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고 싶은 행복과 희망이 있지요. 샤르앙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기쁨으로 이 아니의 마음도 더불어 행복하답니다.”
아니의 그 고운 마음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오."
샤르별 여인들의 이런 특별한 꽃 인사가 아니라도, 샤르별 사람들은 남녀 누구나 꽃을 좋아해서 침실이나 집무실 심지어는 UFO 초광속체의 선실에서까지 향기로운 화초를 가꾸고 있었다. 외계인들은 마치 꽃 향기를 맡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곁에 두지 않고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는 듯싶었다.
어느 날은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란 꽃 한다발을 선물했는데 이제까지 그녀로부터 매일 한 송이씩 전달받던 꽃하고는 향기와 모양이 달랐다.
그 꽃의 색깔은 송이마다 달랐고 24가지의 색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으며 그윽하게 풍기는 향기는 기분을 아주 황홀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니가 그 꽃다발을 주는 의미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계인 여성들이 호감이 가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전하는 꽃다발이라고 했다.
외계인 세계에서는 사랑을 고백할 때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것이 오랜 전통이라고 했다. 곧 외계인들의 관례로 사랑의 프러포즈는 남성의 몫이 아닌 여성의 몫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는 의식은 말로 하지 않고 우무시거수 꽃다발로 대신한다고 했다.
아니가 나에게 안겨주는 꽃들은 모두 해저기지에서 키우는 화초들이었는데,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해저의 지하세계에서 식물과 화초를 키우는 외계인들의 지혜가 돋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세계에서 화초들이 푸르게 자라고 아름다운 꽃빛깔과 향기를 만들어 낸다는 일이 신기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가져온 화초의 씨앗을 심기도 하고, 지구의 지상에서 자라는 화초의 씨앗을 심어서 해저기지의 지하공간을 온통 꽃향기로 물들게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기하게 느끼는 점은 지구의 화초들을 다시 개종하여 더욱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화초재배 기술이었다. 외계인들에게는 화초를 가꾸고 식물의 생명체를 변화시키는 특별한 비법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가 나에게 선물한 우무시거수꽃은 푸스슈시라고 하는 인공 햇빛에 의해 화려하게 피어난 화초였다. 꽃송이는 작았지만 향기는 짙었고 그 향기는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황홀한 감정을 발생시켰다.
그래서 외계인들은 우무시거수꽃을 꽃 중의 꽃이라 불렀다. 외계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상징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무시거수꽃은 또 여성을 상징하면서 사랑의 고백이란 꽃말을 가진 꽃이라고도 했는데, 남성들이 그 꽃을 꺾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금기시되어 있었다.
그것은 외계인들의 세계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관습이기도 했는데, 만약에 남성들이 여성이 보는 앞에서 우무시거수꽃을 꺾거나 훼손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여성을 모독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와 다름없이 간주된다고 했다.
그래서 외계인 여성들은 그 꽃을 자신들의 상징처럼 소중히 심고 가꾼다고 했으며, 호감이 가는 남성을 만나면 주저 없이 그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한다고 했다.
외계인 세계에서는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이 담긴 꽃다발을 전달받으면 좋든 싫든 정중히 받아드는 것이 예의였다.
여성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는 꽃다발을 코끝으로 가져와 향기를 음미하는 행위를 취하고, 사랑을 거부하고자 할 때는 꽃향기는 맡지 않는 대신 감사의 뜻만 전한다고 했다.
외계인 여성들이 남성에게 고백하는 사랑은 모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외계인 여성들은 거부된 사랑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사랑을 거부한 상대를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니로부터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선물 받을 때 그러한 외계인들의 관습을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 아니었다. 단지 아니가 평소에 자주 건네주던 꽃 한 송이의 의미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꽃향기를 맡으며 좋아만 했다.
여성이 건네준 우무시거수 꽃다발의 향기를 맡으며 기쁜 표정을 지어 주는 것은 사랑의 고백을 수용한다는 의미였는데 그 뜻을 몰랐던 것이다.
초시와 수스코도 곁에서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전해주는 장면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아니의 우무시거수 꽃다발을 받아들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그들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내가 아니의 꽃다발을 받아들고 향기를 맡으며 좋아하자 그들은 마치 아니가 어떤 큰일을 해낸 것처럼 손뼉을 쳐주며 좋아들했다.
그리고 아니에게 , 드디어 나의 딸이 사랑의 결실을 이루었네!"하고 축복의 격려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샤르앙아, 고맙구나. 우리 아니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게 해 주어서.” 하고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초시나 수스코의 표정에는 무언가 감추어 놓고 즐기는 것 같은 장난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러한 행동들을 이해할 수 없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니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 볼에 살짝 입을 맞추며 알 수 없는 한마디를 했다.
샤르앙은 이제 단단히 책임져야 해요."
"무엇을 책임져야 하오?"
제 사랑의 고백을 들어주었잖아요.”
아니가 언제 나에게 사랑의 고백을 했소? 난 도무지 모르는 사실이오.”
내가 건네준 우무시거수 꽃향기를 맡을 때는 언제이고요?"
꽃을 받아들고 향기를 음미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소?”
"우무시거수 꽃은 사랑의 꽃이에요. 사랑을 받아줄 때는 향기를 음미하고 사랑을 거부할 때는 향기도 거부해야 하지요."
하하... 그렇소? 당신들의 세계에는 참 재미있는 풍속이 다 있소. 그렇지만 나는 당신들의 풍속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소. 더구나 아니가 나에게 우무시거수 꽃다발로 사랑을 고백할 줄 누가 알았겠소?"
그러자 아니는 일부러 화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뭐예요? 그래서 샤르앙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자는 거예요? 남자라면 알고 한 행동이든 모르고 한 행동이든 당당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어요?" 하고 흘겨보는 것이었다.
아니의 그런 협박이 난감하기는 했지만 기분만은 너무 좋은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나는 아니에게 한마디 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소. 누구의 분부라고 아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소. 알고 한 행동이든 모르고 한 행동이든 책임질 일이라면 책임을 질 테니 아니 뜻대로 하오."
그러자 아니는 너무 좋다는 듯 팔짝팔짝 뛰기까지 했다.
아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초시와 수스코도 서로 껄껄 웃으며 재밌어했다.
아니의 사랑고백은 장난기 섞인 이벤트였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후로 아니는 더욱 친절하고 다정하게 나를 대해 주었는데, 그녀의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행복감으로 모든 마음을 물들이고 있었다.
한마디로 아니와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행복하고 달콤한 시간들이었다.
아니와 함께 지내면서도 틈나는 대로 시디바를 방문하여 못 다 들은 우주정신세계의 학문을 경청하곤 했다. 그리고 우주언어에 대한 훈련은 아니가 대신해서 맡아 주었다.
아니는 좀 더 높은 정신세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도움과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으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필요한 수발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외계인 여성 아니에게는 지구의 여성에게서 느낄 수 없는 자상함과 섬세한 배려가 있었다. 한마디로 봄날의 햇살처럼 포근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아니의 정성스런 마음은 모성애적 따뜻한 본능과 친구사이의 순수한 우정과 연인사이의 진실한 애정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아니는 여성적 본능으로 어머니 같고, 연인 같고, 친구 같은 역할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니에게 모든 마음이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마다 허약한 정신세계를 양육하는 보모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외계인 여성이 지어준 새로운 이름

 

해저 나들이를 마친 우리는 다시 해저기지로 돌아왔고, 해저기지에 돌아와서 아니와 함께 시디바를 찾아가 며칠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이며 해저 나들이를 다녀온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시디바는 우리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경청했고, 아니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영원히 아름다운 우정을 키워가라고 당부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들 머리 위에 손을 얹고 힘찬 축복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시디바가 축복의 기운을 불어줄 때는 몸속에서 전율하는 기운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시디바에게 다녀온 후 아니의 침실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면서, 샤르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과 샤르별의 존재들이 살아가는 생활 습관에 대하여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나도 아니에게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들이며 지구의 여러 가지 풍속들과 각 인종이나 민족들에게 얽혀진 이야기들을 아는 대로 들려주었다.
종교나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도 들려주고, 남자나 여자의 애정에 관한 이야기들도 들려주었다. 특히 아니는 지구인류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중에서 남녀의 애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들린다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날마다 다정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의 우정이 깊어 가고 있을 때에 아니가 이런 제안을 했다.
"하리에게 부탁이 있어요."
무슨 부탁이오?"
"하리를 위해서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고 싶어요. 미리부터 의미 있는 이름 하나를 생각해 두고 있었거든요."
미리 생각해 두었던 이름이 무엇이오?"
샤르앙."
샤르앙이 어떤 의미를 가진 이름이오?"
우주 나무란 뜻도 있고 진실의 나무란 뜻도 있어요."
"어떤 의미로 그런 이름을 나에게 붙여 주고 싶소?"
"항상 우주적인 사고와 우주적인 생명력을 발휘하며 우주정신으로 아름답게 거듭나라는 기원의 뜻이에요. 인간의 이름 속에는 우주파동을 작용하는 큰 힘이 있거든요.”
이름의 의미만큼 새로운 운명을 우주로부터 부여받을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런 의미로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아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겠소. 그 이름은 내게 너무 고마운 선물이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나를 샤르앙이라 불러주오."
"
그래요. 샤르앙!"
이때부터 아니에 의해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고 초시나 시디바 그리고 다른 외계인들로부터도 샤르앙이란 이름으로 불려지며 해저기지에서 의미 있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아니는 자신이 나에게 지어 준 이름을 부르며 무척 행복해했다.
초시 부부도 우리들이 진실한 우정을 나누며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무척 흐뭇해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바다 밑을 관통한 1만 미터 구멍

 

해저 유적지를 답사한 후 초시는 다시 UFO를 몰고 해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해저 생태계의 다양한 모습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지상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생태계의 모습들이 깊은 물속에 잠겨 꿈같은 자연의 현상을 펼쳐가고 있었다.
UFO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장소라도 종횡무진 통과하면서 감추어진 해저의 비밀들을 낱낱이 우리들 눈앞에 공개시켜 주었다. UFO는 장소와 상황에 따라 모양과 색깔이 자유자재로 달라지는 점들이 신기했다.
UFO는 본래 단단한 물체와 같은 현상으로 존재하면서, 때로는 아무 물체나 통과하는 투명한 빛과 같은 현상으로 존재하기도 했다. 그래서 UFO가 운행하는 앞에서 아무리 단단한 물체나 장애물이라도 진로를 방해할 수는 없었다.
이런 이상야릇한 현상의 UFO를 운행하여 신비한 바닷속의 경관을 구경하기에는 아주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었다.
심해의 해저에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저계곡과 해저동굴들이 잘 발달된 곳도 있었다. 그 속에 자생하고 있는 해저생태계의 신비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해저동굴은 입구가 넓은 것도 있지만 좁은 것도 많았는데, UFO는 마치 연체동물처럼 몸체를 자유롭게 변형시키면서 좁은 해저동굴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다양한 해저생태계를 탐사할 수 있었다.
UFO는 본체를 분열시켜 새로운 새끼 UFO들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적당한 크기의 새끼 UFO를 분열시켜 좁고 긴 해저동굴들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도 있었다.
UFO는 한마디로 살아 있는 우주의 생명체인지 인간의 창조물인지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었다.
아니는 나에게 분열된 새끼 UFO를 타고 둘이서만 바다를 탐사하자고 했다. 좋은 생각 같았지만 아니가 UFO를 제대로 운행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러한 내 마음을 초시가 안심시켜 주었다.
아니와 둘이 바다를 탐사하고 싶으면 걱정 말고 하거라. 아니는 우주를 여행하면서도 혼자서 새끼 UFO를 타고 이곳저곳 탐사한 경험이 많으니까 바다를 탐사하는데도 아무 걱정이 없을 게다. UFO는 사람이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니 별다른 염려는 말아라."
초시의 설명을 듣고 나는 아니의 제의를 따랐다.
아니와 단둘이서 새끼 UFO를 타고 넓고 넓은 바닷속을 탐사하는 일은 우주를 탐사하는 일만큼 흥미롭고 기대가 컸다. 우주의 별들은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었지만 깊은 바닷속의 모습들은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UFO의 선실에는 외계인들이 이미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지구의 해저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볼거리가 많은 곳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었다.
아니는 그러한 곳을 찾아 UFO를 운행하면서 나와 단둘이서 해저의 밀월여행을 즐겼다. 아니와 밀월여행도 즐겁고 새로운 해저생태계를 탐사하는 재미도 즐거웠지만 수중에서 기기묘묘한 모습으로 운행하는 UFO의 모습도 넋을 빠지게 했다.
“UFO는 인류의 창조물인 문명의 이기이지만, 자율신경을 스스로 조절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자랑이에요. 그래서 UFO는 지상과 하늘과 우주에서 어떤 일이든지 목표만 정해지면 무소불능의 힘으로 책임을 완수할 수 있답니다. UFO는 한마디로 4차원 문명세계의 전령사이면서 대표적 상징물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아니는 UFO의 이런 놀라운 성능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아니와 나누면서 해저를 잠수하고 신비한 해저생태계들을 탐색하며 돌아다니고 있을 때에, 이번에는 엄청나게 깊고 큰 해저 구덩이를 발견하였다.
마치 지구의 심장을 관통하기라도 한 듯, 깊은 해저에서 다시 지구의 중심을 향해 깊게 뚫려 있는 구멍은 다름 아닌 구스쇼디라는 이름을 가진 해저연못이었다. 구스쇼디 해저연못 이름은 외계인들이 부르는 명칭이었으며, 지구에서는 아직 이 연못을 발견한 일이 없다고 했다.
입구는 좁고 넓지는 않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그 깊이는 자그마치 1만 미터가 넘었다.
UFO를 몰고 구스쇼디 해저연못의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 속에는 더욱 기상천외한 생태계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해저연못의 암벽에는 수많은 새끼 동굴들이 뚫려 있기도 하고 동굴들의 벽에는 처음 보는 생명체들이 달라붙어 특이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도 했다.
엄청난 수압과 부족한 산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나름대로의 특성을 발휘하며 또 다른 심해의 생태계를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해저연못 안에는 각종 귀금속 재료들이나 보석 종류의 바위들이 널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니비누시온이란 돌이 가장 아름다웠다.
니비누시온 돌은 현재 지구의 지상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보석이라고 하는데, 돌이 투명하게 보이면서 마치 전등을 켜 놓은 듯 파르스름한 빛을 내는 심해보석이었다.
그 외 지구의 지상에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보석 종류의 돌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거나 바닥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구스쇼디 해저연못은 신비로운 해저생태계의 보고였고, 해저의 보석창고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구스쇼디 탐사를 마치자 본체 UFO에서 보내온 신호가 우리를 태운 새끼 UFO에 전달되어 왔다. 엄청난 보석이 깔려 있는 구스쇼디 연못을 뒤로하고 떠나오려니 아까운 생각이 간절했다.
아니는 그러한 내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말없이 웃고만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해저유적 탐사

 

아니와 이렇게 친하게 지내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초시가 그의 아내와 아니 그리고 나까지 세 사람을 함께 불러 모으며 이런 제안을 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여, 오늘은 다 함께 해저 나들이를 떠나자꾸나.” 초시의 제안을 듣고 아니가 질문했다.
"아버지, 무슨 좋은 계획이라도 있으세요?"
초시는 웃으며 "사랑하는 나의 아들을 위해서야."라고 대답하며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에 초시의 가족들은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말없이 따라나섰다.
해저 나들이는 해저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계인들이 가끔씩 지구의 바닷속을 산책하며 즐기는 야유회라고 했다. 바닷속 산책의 야유회는 볼거리도 풍부하고 신비한 생명의 세계들을 관찰할 수 있어 아니도 가끔씩 UFO를 몰고 해저 나들이를 즐긴다고 했다.
해저 나들이는 UFO를 타고 떠났다.
UFO는 깊은 수심의 바닷속을 자유자재로 잠수하며 원하는 곳 어떤 장소라도 통과할 수 있었다. 바닷속의 깊은 협곡이나 동굴 같은 곳도 잘 지나다녔다. UFO의 몸체에서 밝은 빛을 내면 깊은 바닷속은 낮처럼 환해지고, UFO의 빛이 사라지면 바닷속의 주변은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본래 깊은 바닷속은 한 점의 빛도 통과하지 않았으며, 칠흑처럼 어두운 심해의 해저에서도 서식하는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UFO에서 빛을 내지 않아도 전자눈을 이용해서 어두운 곳을 환하게 볼 수 있기도 했다.
UFO가 바닷속 심해를 잠수하고 돌아다닐 때 수압이 높은 깊은 물속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형태가 다양하게 눈앞에서 전개되곤 했다. 눈이 퇴화되어 감각만으로 살아가는 물고기들, 몸에 수많은 촉수를 달고 거대한 바위처럼 생긴 생명체, 몸에서 신비한 빛을 내며 물속을 광속체처럼 날아다니는 조개들까지 바닷속의 생태계는 천태만상이었다.
하여튼 깊은 바닷속은 처음 보는 볼거리들로 다양했다.
어쩌면 그렇게 깊은 해저는 지구의 인류들이 아직까지 어떤 잠수함을 타고도 구경해 보지 못했을 태고의 자연경관이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처음 밟는 해저의 생태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이로운 현상들로 가득했다.
신비롭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생명의 세계였다.
그렇게 경이로운 해저생태계를 구경하면서 초시는 우리를 UFO에 태우고 미리 생각해 둔 어떤 목적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그곳은 약간의 빛이 통과하고 있는 비교적 얕은 바닷속이었는데, 
령의 세상 같은 해저도시가 가라앉아 있는 장소였다.

 

해저도시는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닷속에서 그렇게 깊은 장소는 아니었는데, 넓고 평평한 지역에 수많은 건축의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가라앉아 있는 해저도시의 유물들은 겨우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건축물들의 뼈대들이었다. 건축물들이 지어져 있던 바닥의 흔적들이라든가 파손된 기둥의 흔적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한 건축의 유물들이 해저의 넓은 장소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떤 유물 중에는 광장처럼 보이는 곳에 정교하게 다듬은 정방형의 바닥돌들이 운동장처럼 넓게 깔려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광장의 중심부에 거대한 동상들이 세워져 있기도 했다. 돌로 만든 동상들이었는데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거나 괴물처럼 생긴 형상을 한 동상들이었다.
그 거석 동상들은 그 당시 우상을 숭배했던 동상들인지 군주나 어떤 영웅의 모습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해저도시 유적지의 외곽에는 수 킬로미터가 넘게 긴 타원형의 성곽터가 남아 있었으며, 여기저기 건물의 주춧돌로 보이는 흔적들도 많이 남아 있었다. 옛날에 이 해저도시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풍요한 문물시대를 구가하며 살았을 것이란 추측이 어렵지 않았다.
그 외에도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는 해저도시의 유적지들은 몇 군데서 더 발견할 수 있었다. 상상보다 많은 육지의 유물들이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해저 유적지들의 답사를 마치고 나서 초시가 이런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이곳은 옛날에 지구의 육지였던 곳으로 그 당시는 찬란한 문물이 발달했던 도시제국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단다. 그 당시 이 해저도시의 주인공들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들의 운명이 이렇게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될 줄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들의 일이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서 언제 어떤 하늘의 재앙으로 비운을 겪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단다."
초시의 설명을 듣고 내가 질문을 이어갔다.
그 당시 이 도시제국에서 살고 있던 비운의 주인공들은 하늘의 저주를 받을 만큼 타락되어 있었다는 뜻인가요?"
풍요한 문물을 물 쓰듯 하면서 사치와 타락이 극에 달했던 주인공들이었단다. 반면에 굶주림과 가난에 쪼들리면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았던 하류계층들은 사치와 타락을 일삼는 상류계층들로부터 엄청난 시달림을 받기도 했단다."
그러한 죗값으로 풍요로운 도시제국이 전체 물속에 가라앉는 재앙을 면할 수 없었다는 뜻이군요?"
타락한 인류들의 죗값 때문에 도시제국 전체가 물속에 가라앉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비참한 종말을 맞이할 줄도 모른 채 서로가 더불어 살지 못했던 삶들이 가련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힘 가진 상류층들이 힘없는 하류층들을 아우르고 보살피며 살았더라면 비참한 종말을 맞이했더라도 아름다운 인류애는 남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단다.”
"내일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줄도 모르면서 힘 가진 자들은 힘없는 자들을 억누르며 온갖 사치와 호강과 타락에 빠져있던 삶들이 가련하게 느껴진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단다. 내 사랑하는 아들아..."
"그렇게 비합리적인 삶의 현상은 지금도 지구의 지상에서는 여전히 재현되고 있다고 생각 들어요. 가진 자들은 더 가지기 위해서 힘없는 자들로부터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착취를 일삼는 모습들이 지구의 지상에는 너무 흔해 빠진 현상들이거든요. 이런 악의적인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해저도시의 비운을 거울삼아 선량한 삶으로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한 교훈을 깨닫도록 너를 이곳에 안내하게 되었다. 네가 이곳 비운의 해저도시에서 깨달은 교훈을 때가 되면 지구인류들의 가슴에 심어주도록 하여라.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아무리 애써 모은 부귀와 명예도 결국은 다 놓고 떠나야하는 운명들인데, 그것이 영원히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남에게 베풀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들이 가소로울 뿐이다.”
유령의 해저도시와 해저기지에서 얻은 교훈을 꼭 지구인류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초시 산타르시안님.."
"그리하면 장차 네가 하늘로부터 큰 상을 받게 되리라.”

 

이런 대화를 마친 후 초시는 몇 가지 중요한 해저도시의 유물들이 있는 장소로 안내했다. 비교적 원상태가 잘 보존되고 있는 글이나 그림조각들이 새겨져 있는 유물들이었다. 그러한 글이나 그림조각의 의미를 해석하면 그 당시 살았던 주인공들의 삶을 조명해 볼 수 있었다.
유물에 조각된 글이나 그림에 대해서는 아니의 어머니인 수스코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수스코는 지구에서 풀지 못하는 고대 글자나 암호 같은 내용들도 손쉽게 해독하는 재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가라앉은 해저도시에 대한 기록들은 시디바가 관리하고 있는 석실의 고서 자료실에 잘 보존되어 있다고 했다.
해저도시 유적지를 답사하고 나서 초시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옛날에는 육지였고 거대한 도시제국이었던 해저도시가 고스란히 바닷속에 가라앉은 것은 어떤 현상에 비롯된 것인가요? 하늘에서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넘쳤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육지가 저절로 가라앉은 현상인가요?"
지구는 쉬지 않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란다. 그래서 유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육지였던 곳이 바다로 바뀌기도 하고 바다였던 곳이 육지로 바뀌기도 한단다. 때로는 육지였던 곳이 땅속으로 꺼지기도 하고 바닷물에 잠겨 버리는 현상도 나타난단다. 과거에는 거대한 화산이 폭발해서 흘러내린 용암으로 국가 전체를 삼켜 버린 예들도 있었지. 그래서 지구에는 물속뿐만 아니라 깊은 땅속에 묻혀 있는 과거의 문명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단다."
"해저가 아닌 지하에도 매몰된 도시가 존재한다는 뜻인가요?" “그렇단다.”
그렇게 매몰된 지하도시를 실제로 발견한 사례가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고말고, 앞으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서 그 비극의 현장으로
너를 안내해 줄 것이니 네 눈으로도 직접 확인해 보아라."
매몰된 지하도시를 발굴해 놓았다는 뜻인가요?"
"아니란다. 매몰된 지하도시는 원상태로 보존되고 있단다."
"그러면 지하에 묻혀 있는 도시를 무슨 방법으로 확인해 볼 수 있지요? 지하에 땅속을 뚫고 들어가 볼 수 있나요?"
그렇단다. 땅속으로 들어가 매몰된 도시를 구경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두었단다. 우리들 해저기지처럼 지하 속에 매몰된 도시의 유적이 유령처럼 되살아나 있단다.”
그렇다면 빨리 그곳으로 안내해 주세요."
나중에 매몰된 지하세계를 탐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주마. 아니와 함께 지구인류들의 역사공부를 잘 해보도록 해라. 앞으로는 아니와 단둘이서 행동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질 거야. 괜찮지?"
당연히 괜찮고 행복하지요. 아니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아니도 하리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행복하고 즐거울 거야. 우리아니는 하리와의 만남을 아주 훌륭한 우주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렇지 않니. 아니야?"
초시는 웃는 표정으로 아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니는 수줍게 웃는 표정을 지으며 그럼요, 아버지. 하리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무엇이나 행복하고 좋아요."라고 대꾸했다.
아니의 친절한 답변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초시는 다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지구의 땅속에는 매몰된 세상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진 채 땅속에 묻혀 있는 유물들도 많단다. 그 유물들은 천 년도 만 년도 넘는 깊은 역사의 잠을 자고 있단다. 하리와 아니는 앞으로 지구탐사를 자주 다니면서 그렇게 잠들어 있는 역사의 잠을 깨우며 지나간 과거와 조우해 보기 바란다. 그러면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초시의 설명을 듣고 내가 질문했다.
지구의 땅속에 천년만년 잠들어 있는 유물들이 다양하게 묻혀 있다면 그만큼 지구상에서 사라져간 문명의 역사들이 다양하다는 뜻이군요?"
"그렇단다. 지구인류들의 역사가 지구상에 출현하기 시작한 것은 수억 년이 넘도록 길지만, 아직까지 영원한 역사나 문명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고 있단다. 지구상에는 수억 년 동안 거대한 역사나 문명들이 수없이 출몰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수천 년이 넘는 역사도 지구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단다. 그만큼 지구인류들의 역사나 문명의 생명은 짧다고 설명할 수 있겠지."
그렇다면 당신들이 살고 있는 현재 인류세계의 역사는 얼마나 긴 생명을 자랑하고 있나요?"
"우리들의 인류역사는 우주나이 5만 년 이상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왔단다. 우주나이는 지구의 나이와 비교할 수 없는 긴 시간이란다."
진짜로 그렇게 오랫동안 이어온 인류의 역사가 당신들의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고말고,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당신들 세계의 역사는 왜 그렇게 긴 수명을 자랑하고 있지요?"
"우리들 세계의 인류들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 앞에 항상 경건한 마음의 옷깃을 여미면서 순리를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전통이 유구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들 세상에는 인간들이 살지 않고 신선들이 살고 있는 선경세상이란다. 선경세상은 인간의 문명세계처럼 파괴의 역사가 존재하지 않고 세월이 흐를수록 퇴화가 아닌 성장과 풍요가 넘치는 세상이기도 하단다.”
세상만물은 모두 수명이 존재하고 사람이 나이 들면 늙고 병들어가듯 세상만물이 모두 세월의 풍화작용과 함께 퇴색되어 가는 것이 우주의 섭리요 자연의 진리가 아닌가요?"
"유한이론이라고 하는 유물론적 사고에 따르면 네 설명이 맞다. 하지만 우리들 세상은 반유물론적 무한이론이 존재하는 세상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퇴화가 아닌 성장의 질서가 진리로써 작용하고 있단다. 그 반유물론적 사상이 우리들 세상을 선경세상으로 탈바꿈시키고 인간의 모습을 신선의 모습으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해 줄 수 있겠구나."
우주의 섭리는 유물론적 유한이론의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반유물론적 무한이론의 원리로 움직인다는 뜻인가요?"
그렇다. 우주는 깊은 영성의 힘을 가진 무한이론의 원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그러한 우주섭리에 순응하면 인간세상은 반드시 선경세상으로 바뀌고 인간의 모습은 신선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우주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의미만으로 진정 인류역사가 신선의 역사로 바뀔 수 있을까요?"
"우주의 섭리 속에서 위대한 우주의 영감을 발견할 수 있단다. 그 우주의 영성으로 인해 인간은 신선이 되고 인간의 문명은 선경세상으로 바뀌게 된단다. 우주의 영성은 4차원적인 무소불능의 힘을 가졌으며 그 무소불능의 힘으로 무한이론의 세상을 펼쳐갈 수 있단다. 인간세상에서 우주의 영감이 크게 열리면 아무리 큰 천재지변도 막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단다. 우리들 세계의 존재들은 항상 위대한 우주의 영감을 이용해서 위대한 문명과 역사를 창조하려고 노력해 왔지. 그러한 비결로 인해서 우리들 세계의 인류역사가 5만 년 이상 장수하면서 4차원 문명세계를 창조했고 인류의 역사를 신선의 역사로 변화시켰다고 너에게 설명해 줄 수 있겠구나...."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하던데……. 당신들의 세상이 그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무릉도원의 선경세상이란 뜻이군요?"
"그렇단다. 인간이면 누구나 무릉도원의 선경세상에서 신선처럼 살고 싶은 것이 소원이란다. 하지만 우주 어디에도 본래부터 선경세상으로 만들어진 곳은 없고, 인간들이 스스로 신선이 되고 선경세상을 만들어야 그러한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단다. 우리들 세상은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이 스스로 노력해서 신선이 되고 무릉도원의 선경세상을 만들어서 신선놀음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란다. 그 시간이 5만년이었고 유구한 역사의 단절이 없는 세상이었단다.”
"5만 년이라고 하는 유구한 역사에 의해서 당신들 세상에 선경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뜻이군요. 그 유구한 역사를 통해서 당신들 세계에는 선경세상이라고 하는 위대한 4차원 문명세계가 새롭게 열릴 수 있었다는 뜻도 되는군요. 당신들의 문명세계와 비교해서 지구의 문명세계는 초라하고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면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의 세계에도 지구와 같은 초라한 문명세계가 더 존재하나요?"
"우주에는 다양한 형태의 문명세계가 존재하고 우리들 세상처럼 상등계의 문명세계와 지구와 같은 하등계의 문명세계가 서로 비슷한 비율로 존재한단다."
지구를 우주의 하등계 세상으로 분류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단다. 지구처럼 유물론적 의식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하나 하생계로 분류하고, 반유물론적 의식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상등계나 천상계로 분류하고 있단다."
지구도 당신들 세상처럼 선경세상이 펼쳐지는 상등계로 탈바꿈할 수는 없을까요?"
"지상낙원과 선경세상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 아니라 인간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창조하는 세상이란다. 지구에도 신선의 꿈을 꾸고 선경세상에서 살고 싶은 무리들이 나타나서 열심히 수행하고 있단다. 그들의 노력이 깊어지면 지구에서도 무릉도원 선경세상이 펼쳐지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지구에 종말이 찾아오면 선경세상을 만들고 싶은 모든 꿈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요?"
"종말이 오기 전에 선경세상의 꿈을 이루어야지. 지구에서 빛의 존재들이 많이 나타나서 큰 빛의 날개 아래 많이 모여든다면 그 힘으로 지구의 종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지구를 찾아오는 목적이 그 역할을 돕기 위해서지."
"그러면 혹시 우주에서 지구와 비슷한 처지의 문명세계에서 종말을 고하고 영원히 사라져간 인류세계도 존재하나요?"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순리이듯, 우주에 태어난 인류의 역사도 마찬가지 운명을 가지는 경우가 많단다. 과거에 찬란한 인류문명이 꽃피었던 세상이 지금은 죽음의 땅으로 변한 별들이 우주 속에 존재하고 있단다.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진 바닷속의 유령세상처럼 말이다."
과거에는 인류들도 살고 자연과 수많은 생명체들도 존재했던 세상이 지금은 죽음의 별로 변했다는 뜻이군요?"
"그렇단다. 어떤 별에는 과거에 살았던 인류의 모습은 사라지고 초목과 동물만 살아가는 세상도 있단다."
"슬픈 우주의 역사를 듣는 기분이군요."
인류의 역사는 우주와 자연의 역사에 비해서 짧고 허무할 수 있단다. 영겁의 역사를 가진 우주의 연륜에 비하면 인간의 역사는 찰나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과 다르지 않지. 그래서 인간들은 찰나의 역사 속에서 서로 다툼과 상쟁으로 이기심만 발휘하며 살다 갈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서로 형제 같은 우애심을 발휘하며 살다 가도 아쉬울 뿐이란다. 같은 지상에 살고 있는 인류들뿐만 아니라,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인류들 모두가 서로 그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한단다."
"초시님의 그러한 설명을 듣고 나니 인류들에 대한 사랑이 더욱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우주 끝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외계의 존재들에 대한 느낌까지 애틋한 사랑으로 다가오는 기분이군요."
"그래서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들을 향해한 몸을 이룬 한 형제를 대하듯 가깝게 다가가려고 애쓴단다."
"지구를 방문한 샤르별의 존재들이 지구 인류들의 행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심정을 이제 충분히 이해할 것 같군요. 그러면 샤르별의 바닷속에도 지구 해저의 유적지 같은 현상들이 존재하고 있나요?"
존재하고 말고. 인류가 존재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바닷속에는 지구 해저의 유적지 같은 현상들이 모두 존재하고 있단다. 그런 해저유적의 현상을 우리 샤르별에서는 아러라고 부른단다. 아러라는 뜻은 말그대로 해저유적이란 뜻도 포함되지만, 비운의 그림자란 뜻도 포함되어 있단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에서는 비극적인 현상이나 운명을 표현할 때 아러라는 말을 이용하기도 한단다."
"아러현상을 지구나 샤르별이 아닌 우주의 다른 별에서도 발견한 사례가 있나요?"
"아리현상은 우주의 보편적인 현상이란다. 그리고 아러현상은 우주의 인류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만 발견되지 않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죽음의 별에서도 발견되고 있단다. 지금은 생명체가 사라진 세상이지만 과거에는 생명체가 존재했고 인류가 존재했다는 증거이겠지."
생명체가 사라진 세상에는 물도 바다도 존재하지 않겠지요? 그러한 세상의 아러들은 어떤 현상으로 남아 있을까요?"
"죽음의 별에서는 사막이나 땅속에 아러들이 생생한 모습을 간직하고 잠들어 있단다. 옛날에는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들도 있던 그 죽음의 자리에서 인류의 문명이 존재했던 아러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단다."
그건 더욱 슬픈 아러의 흔적이겠군요?"
당연하단다. 그래서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죽음의 땅에서 발견한 아러현상들 때문에 생명이 존재하는 자연을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게 느끼며 온몸으로 사랑하는 것이란다. 그러므로 너도 이제부터 들에서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라도 가치 없이 여기지 말고 네 분신을 대하듯 아끼고 사랑해 보아라. 하찮은 생명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우주의 섭리도 네 안에서 크게 작용하리라.”
그러한 큰 뜻을 일깨워 주시려고 초시님께서는 저를 이곳 해저 유적지로 안내하셨나요?"
그렇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존경하는 초시님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남겠어요. 오늘 해저 유적지에서 깨달은 교훈은 미천한 제 정신세계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제 주변에서 보이는 자연과 생명체들과 인류들을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우주정신세계의 큰마음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네 말을 들으니 내 마음이 너무 흡족하구나.”
초시와 나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수스코도 초시에게 한마디 거들었다.
당신의 말대로 하리는 참 훌륭하고 대견스런 지구 청년이에요. 꼭 큰일을 해낼 인물 같아요. 앞으로 아니와 좋은 인연을 맺어서 우주의 키 큰 나무의 재목으로 키우도록 정성을 아끼지 않아야겠어요." 그리고 나에게도 한마디 당부했다.
앞으로 우리 아니와 변치 않는 우주의 우정을 잘 가꾸어 갔으면 좋겠어. 곁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게.."
아니도 한마디 끼어들었다.
"엄마 아빠 걱정 마. 우리들은 두 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꼭 우주의 아름다운 우정을 꽃피우고 말테니까."
나는 묵묵히 두 모녀의 대화를 들으며 수줍은 미소만 띠웠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외계인 여인과 특별한 인연의 시작

 

아니는 겉모습이 수줍고 잔잔한 성격의 여성 같았지만, 의외로 대인관계에서는 적극적이고 직설적이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당돌한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솜처럼 부드럽고 자상했다.
초시가 나를 처음으로 아니에게 소개하면서 이렇게 부탁했다.
하리와 아니는 앞으로 서로 남이라 생각하지 말고 오누이처럼 친구
처럼 다정하게 지내도록 하여라.”
아니도 이렇게 대답했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하리에 대해서는 아버지한테 너무 많은 말들을 들었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이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아버지께서 하리를 각별하게 생각하는 만큼 저도 그렇게 생각할게요."
이후로 아니와 나는 친구 이상의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외계인 여성 특유의 자상한 마음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니는 나를 처음 만났으면서도 오랫동안 서로 만나고 싶고 그리워하던 대상을 만난 듯이 반가워했다. 100억 광년의 세상 우주 끝에서 지구를 찾아와 대화의 상대를 만난 아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았다.

 

해저기지에는 아니와 친구로 지낼 만한 마땅한 대상이 없었고, 하루일과 중 대부분을 무료한 시간으로 채우고 있던 차에 그녀의 친구가 되어 줄 대상이 나타났으니 반가운 생각이 들만도 했다.
아니의 반가운 기분 못지않게 나의 반가운 기분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나는 해저기지를 방문하여 초시의 배려로 4차원 의학의 혜택을 받아서 건강한 몸을 선물 받기도 했고, 시디바에게 우주학문의 높은 가르침을 받아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행운을 얻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외로움의 그림자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아니를 처음 만난 순간 그녀가 외로움을 달래 줄 적임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마음이 이끌리고 있었다.
아니의 침실은 초시의 집무실이 있는 같은 건물 안에 마련되어 있었다. 바로 그 옆방은 초시와 초시의 아내 수스코가 함께 사용하는 침실이었다.
아니는 자신의 침실로 나를 데려가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지구를 찾아온 목적과 그동안 우주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 장거리 우주여행을 한 것이며, 그 첫 목적지가 지구였다고 했다. 그래서 우주에 대하여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으며, 처음으로 방문한 외계의 세계인 지구에서 놀라고 충격적인 현상들도 많이 목격했다고 했다.
지구에 대해서는 이미 우주여행을 하기 전에도 많은 소식을 들어왔기 때문에 지구의 실상에 대하여 대충은 이해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겪어 본 지구의 현실은 예상을 빗나간 충격이었다고 했다.

 

지구인류들의 모든 인종들이 그렇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정신파탄적이고 살벌한 이기주의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했다. 일부 인종들의 악습이 지구인류들 전체에게 전염되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지구는 온갖 생명의 신비로움이 넘치는 자연의 세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자신의 생각들을 들려주면서 아니는 지구의 지상에서 모아 온 바닷가의 돌멩이들이며, 조개껍질 같은 것들, 그리고 식물이나 꽃을 표본으로 만들어 간수한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외계인 여성도 역시 지구의 여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섬세함과 여성스러움이 표출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아니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녀는 또 내게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향수 한 병을 선물했다. 그 향수를 맡아보니 기분이 황홀해지면서 마음이 몹시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지구에서 아무리 좋은 향기를 맡아보았어도 아니가 선물한 향수만큼 신비한 향기는 처음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선물할 아무 물건도 없어 평소에 즐겨 읽던 책 몇 권을 전해주었다. 넝마 같은 가방에 들어 있던 유일한 재산의 일부였다.
아니는 뜻밖에도 내가 선물한 책을 너무 좋아했으며, 자신이 돌아갈 때 소중하게 챙겨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니는 지구를 방문하기에 앞서 우주여행 훈련을 하면서 지구인류들이 살아가는 언어나 풍습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아니는 대표적인 지구언어들을 구사할 줄 알았고 지구서적을 읽는데도 무리가 따르지 않는 편이었다.
처음으로 아니를 만났을 때는 단순히 가냘프고 청순한 외계인 여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겪어 보니 그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함과 초월적인 능력을 겸비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도 날마다 다른 외계인들처럼 우주명상과 우주활력무에 열중하면서 몸속에 우주기운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녀가 때때로 보여주는 초월적인 힘들은 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놀라운 현상들이었다.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는 운동을 하면서 그녀는 초시가 했던 것처럼 설교를 늘어놓기도 했다.
친구여, 들어 보세요. 우주기운은 우주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빛의 파동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 힘은 크고 놀라우며 우주창조의 근원적인 힘이기도 하답니다. 우주기운 속에는 우주진화와 우주창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으며, 그래서 그 기운을 몸속에 증폭시키면 잠재의식 세계의 놀라운 영감들이 활성화되지요. 그러므로 인간들이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주 공간에서 흐르는 우주기운을 몸속에 증폭시켜야 하지요. 그러므로 하리는 이제 저와 함께 우주기운을 열심히 수련하기로 해요!
"아니의 청이라면 무엇이나 거부할 의사가 없소. 그렇지 않아도 나는 이제까지 시디바님의 지도를 받으며 우주명상을 열심히 실천해 왔었소."
그러면 우리 앞으로 좋은 인연이 이루어질 수 있겠네요. 함께 우주명상도 하고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며 우주의 아름다운 삶을 펼쳐가기로 해요."
아니의 제안으로 마음이 너무 행복하오."

 

이후로 아니와 우주명상도 함께 실천하고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는 수련도 열심히 실천했다.
아니가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면서 여러 가지 초월적인 힘을 보여 줄 때는 그녀가 두렵게 느껴질 때도 있고 저절로 내 마음이 위축될 때도 있었다.
나의 존재에 비해서 그녀의 존재는 한없이 높고 크게 느껴졌다. 그러한 나의 마음을 위축시키지 않으려고 아니는 자상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때로는 재미있는 게임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도 했다.
아니가 보여주는 재미있는 게임 중에 마술시범이 있었다. 마술시범이란 일종의 눈속임이었는데 그 고도의 눈속임 때문에 정신이 홀딱 빠질 것 같았다.
그녀가 손을 펴서 내 눈앞을 살짝 스치며 마술을 부리면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땅으로 꺼졌는지 공중으로 솟았는지 몰라 방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투명한 손이 다가와 내 몸을 더듬거렸다.
깜짝 놀라 투명한 손을 밀쳐 버리면 어느새 붉은 꽃 한 송이가 내 손에 쥐어지고 그녀의 웃는 모습이 유령처럼 다시 나타났다.
손에 쥐어진 꽃향기가 너무 좋아 맡고 있는데 그녀가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꽃을 돌려주자 그녀도 꽃향기를 맡으며 심취하더니 꽃을 향해 무어라고 주문을 외우는 척 했다.
그때 붉은 꽃 대신 한 다발의 노란 꽃송이들이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노란 꽃다발을 다시 내게 들려주며 작은 연못처럼 생긴 어항에 던져 보라고 지시했다.

 

아니가 시키는 대로 노란 꽃다발을 어항 속에 던졌더니 꽃송이들이 어느새 예쁜 물고기들로 변하며 헤엄쳐 다니기 시작했다. 어항 속에는 처음부터 아무런 물고기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한 아니의 눈속임 마술은 수시로 놀라게도 만들고 즐겁게도 만들며 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들기도 했다. 아니의 마술세계에 빠져 있으면 도무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아니가 마술부리는 요령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그것을 써먹을 데가 없었다. 의식수준이 고도로 훈련된 사람에게는 어떤 마술도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의식수준은 아니에 비해서 한참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내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마술로 그녀를 속여먹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고도의 의식세계에 훈련되어 있으면 그만큼 고도의 마술을 부려야 통했으며, 마술시범을 통해 의식수준을 높이는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고 했다.
아니는 나의 의식수준을 고차원적으로 훈련시킬 목적으로 마술을 이용했다. 나의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아니의 마술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는데, 고도의 마술은 아주 초월적인 경지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어떻든 아니의 마술시범은 즐겁고 새로운 경험들이었다.
마술 외에도 아니는 이런저런 이벤트들을 펼치며 마음을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녀와 보내는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외계인 여성 아니와의 첫만남

 

초시의 집무실에는 우주첨단기능을 갖춘 각종 영상장치, 통신장치, 기타 내용을 알 수 없는 기능의 장치들이 다양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포스머스라 불리는 영상장치에서는 어디서 수신되는지 모를 영상화면들이 실물처럼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었으며, 고상하고 황홀하게 들리는 음악들도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초시의 집무실에도 시디바의 방처럼 향불 램프가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었으며, 향불의 신비로운 향이 집무실에 가득하여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향기로 가득한 초시의 집무실에서는 남녀 보조원들이 몇 명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그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여성 두 명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녀들이었다.
한 여성은 초시의 아내이고 한 여성은 그의 딸이라고 했다. 아내와 딸은 나이 차이가 크게 없어 보이는데 아내 되는 여성의 연령이 우주나이로 120세라고 했다.
그녀는 초시의 두 번째 아내였는데 이름은 수스코라 했고 나이는 초시보다 35세 연하라고 했다.
초시의 연령은 우주나이로 155세였다.
평균나이 350 세나 되는 샤르별 외계인들의 나이에 비하면, 초시는 아직 청년층에 해당하는 젊은 나이에 불과했다.
그러한 초시의 모습에서는 우주나이 155세라는 나이의 단서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언제 보아도 팔팔한 청년처럼 행동하며 젊고 패기에 찬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초시가 도저히 155세의 고령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해저기지에는 시디바처럼 200세가 넘은 외계인의 고령자가 몇 명 있었는데, 그들도 한결같이 늙거나 나이 든 흔적을 나타내지 않고 세월을 비껴가며 살아가는 모습들이었다.
초시의 딸은 이름이 '아니'라고 했으며 우주나이 29세라고 했다. 그러나 아니의 모습은 16세 정도의 청순한 소녀에 불과했다. 늘씬하고 가냘픈 몸매에 수줍은 인상이 남달라 보이는 외계인 여성이었다.
그래서 아니의 나이는 나보다 실제로 훨씬 연상이었지만, 외모로는 내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아니 뿐만 아니라, 우주나이 155세의 초시, 250세의 시디바 등등 외계인 누구를 보더라도 그들의 외모에서 나이 든 흔적은 찾기 힘들었다.
외계인들은 나이 따위와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존재들처럼 보였다.
아니는 아주 성격이 부드럽고 상냥한 외계인 여성이었으며, 처음 대하는 나를 진정으로 다정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사귀고 친하게 지내온 사이처럼, 그녀가 온갖 친절을 베풀어 준 까닭으로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단숨에 가셔지고 말았다.
외계인 여성인 아니는 특수한 디자인의 위아래 통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보랏빛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섬세한 레이스와 장식품이 달려있는 의상은 고상함과 화려함이 돋보였다.
그리고 허리에는 다른 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금속성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허리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허리벨트는 늘 착용하고 다니는 관계로 번들번들 윤이 났고, 아름답게 새겨진 문양들이 신비스러운 힘을 발산하는 것 같았다.
아니의 머리는 길게 자라서 허리까지 찰랑거릴 정도였다. 그리고 머리에는 무지개처럼 빛나는 장식을 꽂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흑보석처럼 빛나고 살결은 어린애 젖살처럼 불그스레하고 손을 잡았을 때 느껴지는 살결의 감촉은 한없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초시의 아내인 수스코는 아니와 쌍둥이처럼 닮았는데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았다.
수스코의 의상도 아니와 비슷한 디자인이었고 색상만 달랐다.
해저기지에 머무르고 있는 외계인들이 입는 의상은 모두가 비슷한 디자인의 통으로 된 신선복장이었으며, 옷감의 천은 매우 부드럽고 가벼워 보였다. 착용감도 좋고 활동하기에도 편리한 외계인들의 의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멋지게 보이는 것은 외계인들의 허리에 착용하고 있는 허리벨트였다. 외계인들의 허리벨트는 멋으로 착용하는 것보다 특별한 용도가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신고 다니는 신발은 실크 같은 재질로 만들어져 있고 신어보면 가볍고 편하고 부드러웠다. 실크 신발은 신거나 벗을 때도 편했으며 오래 신고 다녀도 착용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고 편한 기능성의 신발이었다.
신선복장은 샤르별 외계인들의 평상복이면서 전통적인 복장이기도 했는데, 해저기지에 머물 때나 UFO를 몰고 운행할 때는 이런 외계인의 전통적인 복장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다만 지구인들과 접촉할 때는 지구인들의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인의 복장으로 갈아입으면 지구인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초시의 소개로 내가 아니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반갑다는 표시로 추시브 꽃 한 송이를 손에 쥐여주며 가볍게 포옹해 주었다. 포옹할 때 그녀의 몸에서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그녀의 머릿결과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늦가을에 활짝 피는 국화의 향기 같기도 하고. 어찌 맡으면 라일락의 향기 같기도 했다. 그 향기에는 영혼을 움직이는 어떤 힘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마음을 황홀하게 하면서도 영혼의 깊은 안식과 평안함까지 선물하는 외계인 여성의 체향이었다.
아니와 포옹할 때 그녀의 가슴이 뭉클하게 밀착되어 와서 묘한 기분이 발생했지만 태연한 척하느라 애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외계인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속옷을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몸을 살짝만 밀착시켜도 피부감촉이 느껴졌다.
추시브 꽃 한 송이를 전해 준 아니는 곧바로 음료수 한 잔을 가져와 마시라고 권했다. 작고 아름다운 잔에 담긴 물이었는데, 한 모금 마시자 목구멍과 뱃속이 박하향처럼 화해지고 시원했다.
규시아라고 하는 향료수였는데, 마시자마자 그 시원하고 향기로운 기운이 몸속으로 퍼져 들어가 활력을 일으키는 신비한 물이었다.
규시아를 마시고 나면 활력만 몸속에 퍼지는 것이 아니라 기분도 좋아지고, 숨을 내쉴 때마다 입속에서 향기가 새어나와 코끝을 물씬거리게 만들었다.
외계인들은 숨을 쉬거나 말할 때에 입에서 기분 좋은 향기가 새어나왔는데 그 원인이 규시아 향료수를 마시고 살아가는 습관이라고 생각됐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시디바의 특별한 교수법

 

시디바가 나를 훈련시키는 방에는 언제나 향기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 이유는 방 안에서 피우는 향불 램프 때문이었다. 외계인들은 정서적으로 향기를 좋아하는지 그들의 몸이나 그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는 언제나 고상한 향기가 흐르고 있었다.
어떤 향기는 몸에 바르고 다니는 향기도 있고 어떤 향기는 불꽃으로 태워서 음미하는 향기도 있었는데, 방 안에 향불을 피워서 나게 하는 향기는 더욱 정신을 순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었다.
향불은 향기를 발생시키는 향수를 기름처럼 불꽃으로 타게 하는 램프였다. 향불 램프의 향기는 종류가 다양했다. 향기의 종류가 다양한만큼 용도도 달랐다.
새로운 향수 오일을 램프에 넣어서 촛불처럼 태울 때마다 새로운 향기가 발생했으며, 향기가 달라질 때마다 기분과 감정의 변화도 달라졌다.
어떤 향기는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어 주는 향기가 있는가 하면, 어떤 향기는 기분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향기도 있었고, 어떤 향기를 맡으면 저절로 마음과 영혼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끼는 향기도 있었다.
외계인들은 향기를 이용해서 마음과 기분을 다스리기도 하고, 새로운 감정과 기분을 즐기면서 고상한 향기 문화를 만끽하고 있었다.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향기에는 정서를 순화시키고 영혼을 맑게 하는 작용이 강한 것 같았다.
그러나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일시적 쾌락을 추구하거나 정신세계를 파탄시키는 종류의 향기는 사용하는 일이 없었다.
시디바는 고도의 영적 감각과 예지력과 초자연적 현상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고차원 정신세계의 존재였지만, 그의 행동과 사고에서 수도승 같은 고리타분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성격은 언제나 밝고 쾌활했으며, 신선한 웃음과 자상한 마음으로 친숙미가 넘치는 인물이었다. 오히려 젊은이보다 더 젊은이답게 신선한 감각을 잃지 않으며 소년처럼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그가 우주학문을 훈련시키는 과정은 엄했지만, 교육이 끝난 후에는 자상한 친구로 돌아가서 무료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었다.
외계인들도 다양한 놀이문화를 즐기고 있었는데, 4차원의 첨단문명을 이용한 가상프로그램 놀이장치들은 내 마음을 압도했다. 놀이장치들 중에는 놀이를 즐기면서 정신을 훈련시키고 의식을 높여주는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그중에 환각장치 프로그램과 환청장치 프로그램이 있었다.
둘 다 가면을 쓰고 즐기는 놀이였다. 4차원 가면놀이였다.
4차원 가면을 쓰면 세상이 전혀 딴 모습으로 보였다. 자신의 모습 주변의 모습이 모두 다르게 바뀌고, 안 보이던 현상들이 나타나거나 안들리던 소리들이 들렸다.
4차원적인 환각과 환청에 빠져서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며 즐기는 놀이였다.

 

환각과 환청의 세계에 빠져들 때 기분은 놀라움과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환희와 평화로움의 극치이기도 했다.
4차원 가면놀이로 즐기는 환청과 환각의 세상은 정신을 망가뜨리는 놀이가 아니라, 정신을 훈련시키고 의식을 강화시키며 잠재의식을 개발하는 놀이였다.
4차원 가면놀이를 즐기면서 시디바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가면을 쓰고 있으면 왜 안 보이던 세상들이 나타나고 안 들리던 소리들이 우주에서 들려오나요?"
시디바는 그 원리를 설명해 주었다.
"뇌파를 변화시켜 주는 에너지 작용이 있기 때문이란다. 가면 속에서 발생하는 4차원 에너지가 뇌파를 변화시켜 안 보이던 현상들을 보게 만들고 안 들리던 현상들을 들리게 만든단다.”
"그런데 환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왜 과거의 나였던 것처럼 느껴지지요?"
그 환각의 현상들은 너의 과거 전생의 모습들이기 때문이란다. 네 영혼의 모습이 세상에 출현하기 시작한 이래 진화와 진화를 거듭하면서 살아온 수많은 생들이 환상처럼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곧 네 잠재의식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전생의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지."
"영혼은 본래 완전한 현상이지 않고 진화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씀인가요?"
"영혼은 진화하면서 끝없는 생을 반복하고 탈바꿈과 탈바꿈을 거듭한단다. 그러한 생의 모습이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저장되어 있고, 가면놀이를 즐기면서 그러한 전생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단다."
"현실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지요?"

 

현실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네 속에 감추어진 영성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란다. 곧 영성의 눈은 겉모습을 보는 눈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보는 눈이기 때문이지.”
"4차원 가면놀이는 감추어진 나를 발견하고 발견하지 못했던 진실을 찾아내는 놀이이군요?"
그렇고말고, 우리들 세상에는 이처럼 놀이를 통해 자아개발과 정신훈련을 강화시키는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단다. 앞으로 너도 우리들이 즐기는 놀이문화를 통해 네 속에 감추어진 잠재의식의 힘을 많이 개발하게 될 것이다."
"아직도 다른 놀이문화를 보여줄 것이 많다는 말씀이군요?"
너를 훈련시키는 교육과정 중에 그러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단다."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4차원 가면의 환각장치 프로그램으로 세상을 보면 사람의 모습도 실제와 다르게 보이고, 사물의 모습도 다르게 보였다. 이제까지 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실세계에 나타나지 않던 현상들이 눈앞에 전개되고 평소의 의식들이 교란되기 시작했다. 4차원 가면을 통해 바라보는 환각의 세상은 우주에 감추어진 또 다른 질서의 세상이 아닐까 추론되기도 했다.
그래서 환각체험을 통해 새로운 우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환각장치로 세상을 바라보면 현실의 모습들이 달라지게 보일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경험하지도 않은 새로운 세계의 모습들이 눈앞에 나타나서 새로운 의식의 체험을 만들어 주었다.
환각장치의 놀이에 빠져서 신기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시디바는 이런 설명을 덧붙여 주기도 했다.
"4차원 가면놀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점은, 인간들이 살아가는 현실의 세계가 때로는 환상일 수 있고, 환각장치에 나타나는 환상들이 실제상황일 수도 있다. 결국 실제라고 믿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질 꿈의 현상이며, 환각상태라고 믿는 비현실의 현상이 영원한 우주질서속에 존재하는 현실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어쩌면 인간의 존재란, 현실 속에서 비현실의 꿈을 꾸며 실제의 자아를 망각하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일지도 몰라. 영원한 비현실의 질서 속에서 현실의 옷을 입고 꿈처럼 나타났다 망각처럼 사라지는 것이 인간의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뜻이지. 4차원 가면놀이는 그러한 인간의 감정을 돌출시켜 준단다.",
4차원 가면놀이를 체험하고 시디바의 설명을 듣고 나니, 진짜로 인간이란 존재는 현실 속에서 비현실의 꿈을 꾸다가 떠나는 비련의 주인공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디바로부터 우주학문을 전수받으면서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수없이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몸속에서 자아의 생명을 다스리는 자율신경의 힘은 우주와 통하는 교감신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시디바의 설명을 듣고, 우주와 자아의 관계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우주와 교감신경으로 연결된 인간의 존재, 그래서 인간은 땅의 존재가 아니라 우주의 존재며,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필연적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지 않을 수 없었다.
<자아는 우주의 존재다. 자아의 정신세계는 우주의 정신세계와 통하며, 자아의 잠재의식은 우주의 영감과 통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으로 항상 우주명상에 임했으며 그렇게 새로운 의식으로 우주명상을 시작하고부터는 자아의 의식세계도 혁명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시디바는 나에게 우주의 생명으로, 우주의 존재로 거듭 태어나게 한우주의 위대한 스승이 아닐 수 없었다.
시디바에게 우주학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전수받은 후 다시 초시에게 인계되었다.

지구유물 보관소

 

시디바는 어느 날 나를 데리고 검은 돌로만 이루어진 석굴 속으로 향했다. 흑암동굴 내부는 넓고 밝았다. 인공태양처럼 인위적 조명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유물 보관소라고 부르는 장소였다. 거대한 해저박물관을 연상케 할 만큼 과거와 현대를 망라한 수많은 유물들이 석굴에 잘 정돈된 채로 진열되어 있었다.
지하도시 샤르별인들은 지구유물 보관소를 '기니샤바미'라 불렀다. '기니샤바미'란 이름을 풀이하면 '잊혀진 유물들' 이었다.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유물들이 보관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유물들은 소중한 역사의 흔적들인데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구유물 보관소에 정돈되어 있는 잊혀진 유물들이 방문하고 있는 나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호소하는 것 같았다.
석굴의 기니샤바미에 보관된 유물들은 현대의 것보다 과거의 것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과거 중에서도 아주 오래된 과거의 지구유물들인 것 같았다. 그 지구유물들은 대부분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고대 박물관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으며, 그림이나 사진으로도 구경한 적이 없는 희귀한 유물들은 나의 시선을 강하게 이끌었다.

 

손으로 다듬은 듯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는 넓고 긴 통로의 흑암동굴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서 진열되어 있는 과거의 잡동사니 물건들, 지구인류들이 수백만 년 전부터 사용했다고 하는 석기류들을 비롯해서 간소한 의상과 목재 도구들이며, 그 후세대로 이어지는 용도조차 알 수 없는 고대 물건들이 나의 시선을 압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유물들은 전자책 속에 4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저장되어 있기도 했다. 용도조차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전자책의 가상공간 시뮬레이션 화면에 나타나면 바로 그 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물들의 용도를 확인하면 그 당시 살았던 인류들의 문화적 척도는 물론, 인류들의 생활 습관이나 골격까지 점칠 수 있었다.
전자책의 4차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물들의 쓰임새를 관찰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수백만 년 전의 과거를 여행하며 많은 느낌을 새롭게 얻을 수 있었다.
옛 물건들 중에서 특히 마음을 사로잡는 몇 가지가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사용했다는 천의경이란 둥근 공도 그중에 하나였다. 지구의처럼 생긴 비취색의 광택이 나는 물건이었는데, 표면에 보석처럼 생긴 돌들이 수수께끼 같은 문양을 나타내며 장식되어 있기도 했다. 비취색 공은 무슨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무겁지는 않았다.
그 천의경을 시디바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들어올리자 신비하게도 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본래 비취색이었던 천의경이 시디바의 손이닿자 밝은 보라색의 빛으로 변했다. 손을 떼니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내가 천의경을 만지기 시작하자 약간 검게 보이는 무지개 빛이 나타났다.
"네 마음에 번민과 갈등이 미세하게 번져있다는 증거다."
천의경이 변하는 색을 보고 시디바는 나의 심리를 진단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신기한 마음이 들어 질문했다.
"천의경은 만지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색이 달라지나 보지요?""그렇단다. 그 원리는 마음의 에너지가 천의경에 전달될 때 천의경의 물질구조에 화학적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시디바의 설명에 의하면 천의경은 마음의 에너지가 전달되어 색의 변화가 나타나고, 그 색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마음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천의경을 이용하면 마음속의 진실과 거짓도 구분할 수 있고, 안정되어 있거나 불안한 상태도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신세계의 높거나 낮은 차원도 천의경을 통해 구분되어진다고 했다.
그 천의경이란 기구가 옛날에 사용되어진 용도가 궁금해서 시디바에게 질문했다.
"옛날 지구 사람들이 천의경을 이용해서 인간의 마음을 관찰한 목적이 무엇이었을까요?"
주로 종교나 신앙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인간의 죄와 벌을 다스리는 데도 사용했단다. 그래서 천의경을 발명해서 사용했던 문명의 주인공들은 천의경 앞에서는 함부로 거짓된 행동을 하거나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천의경이야말로 지구인류들의 고대역사인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 유물이라고 소개할 수 있단다."
"우주문명시대의 유산이란 뜻이군요?"

 

"그런 셈이지."
그러면 샤르별의 인류들이 사용하는 물건들 중에도 유사한 것이 있"나요?"
천의경과 비슷한 원리를 가진 물건들이 우리들 세상에도 존재한다. 인간의 뇌파와 마음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작동 가능하도록 만든 4차원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단다."
그러면 샤르별의 존재들은 남에게 거짓말을 못하고 살겠군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면...."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은 꼭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가 아니라도 남에게 거짓말하는 버릇도 비밀을 감추는 습관도 가지고 있지 않단다."
"우주에 거짓말 없는 세상이 존재하다니 다행이군요. 어떻든 마음의 에너지가 그렇게 다양한 특성의 기능을 발휘할 줄 몰랐어요."
"인간의 정신이나 신념이나 의식, 이런 모든 것들이 우주의 영성과 동일한 코드를 갖춘 에너지의 현상들이며, 이런 마음의 에너지는 그 변화 상태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발휘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고대의 지구인류들이 그런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이런 기구들을 개발해서 살아가고 있었다니 현대의 인류들보다 더 우수한 지능을 보유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고대 지구인류들의 지혜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그 지성의 힘들은 신을 감동시킬 만큼 드높았단다. 그들의 사고와 의식세계는 하늘을 향해 활짝 열려 있었기 때문이지."
이러한 설명을 마치고 시디바는 몇 점의 우주문명 유물을 더 소개시켜 주었다. 우주문명 유물들을 살펴보았을 때 지구에는 샤르별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외계의 존재들도 지구를 다녀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물건들은 각종 예술품 생활기구 등 다양했다. 그중에는 그림이나 서적류도 있었고,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나 측량도구로 사용되는 기구도 있었으며, 몸속의 질병까지 측정하는 의료기구들도 있었다. 1만 년 전에 만들어진 물건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이 뛰어난 물건들이었다.
이외 기니샤바미에 진열되어 있는 유물들은 지구인류들이 5백만 년전이라든가 1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도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원시시대나 다름없는 그 당시에도 조잡한 물건들이 있는가하면 고도의 기교가 가미된 물건들도 있었다. 이런 물건들은 지구의 어떤 장소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희귀하고 생소한 유물들이 아닐 수 없었다.
말하자면 암굴 속에 진열된 지구유물들은, 지구유물 종합박물관을 방불케 할 만큼 대단한 규모였다. 과연 그렇게 대량의 유물들을 외계인들은 어디서 무슨 방법으로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한 궁금증을 시디바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유물들은 지구의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서 발굴한 물건들이란다. 지구의 깊은 땅속과 깊은 해저에는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수많은 유물들이 더 매장되어 있단다."
"어떤 이유 때문에 지구의 유물들이 그렇게 깊은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 매몰되어 있을까요?"
"과거에 지구에는 수많은 지각변동과 천재지변들이 거의 정기적으로 발생했으며, 그때마다 찬란하게 꽃피었던 문명들이 땅속에 묻히기도 하고 바닷속에 가라앉기도 했기 때문이란다. 소위 지구에는 유물층이 존재하며 그 유물층에서 발견한 물건들마다 새로운 문명이 숨쉬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유물층에서 새로운 문명시대의 유물들이 발견된다는 말씀이군요? 그 유물층들은 땅속에도 묻혀 있고 해저에도 가라앉아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나쁘게 표현하면 비극과 종말의 흔적들이며, 좋게 말하면 과거의 숨결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땅속과 바닷속에 매몰된 유물들을 당신들 외계인들은 무슨 방법으로 발굴하고 수집할 수 있나요?"
"우리들은 깊은 땅속을 환히 들여다보며 탐사할 수 있는 장비들과 깊은 바닷속을 자유자재로 항해할 수 있는 UFO의 부속장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가능하단다."
시디바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UFO에서 발사시킨 광캡슐이 땅속이나 바다 밑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탐사할 수 있다고 했다. 지구유물들은 지하 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니 과거에 얼마나 큰 지각변동이 발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아직도 UFO의 광캡슐을 이용한 지구 땅속의 탐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흥미로운 과거 역사의 메신저들이 출토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구유물 보관소

 

시디바는 어느 날 나를 데리고 검은 돌로만 이루어진 석굴 속으로 향했다. 흑암동굴 내부는 넓고 밝았다. 인공태양처럼 인위적 조명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유물 보관소라고 부르는 장소였다. 거대한 해저박물관을 연상케 할 만큼 과거와 현대를 망라한 수많은 유물들이 석굴에 잘 정돈된 채로 진열되어 있었다.
지하도시 샤르별인들은 지구유물 보관소를 '기니샤바미'라 불렀다. '기니샤바미'란 이름을 풀이하면 '잊혀진 유물들' 이었다.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유물들이 보관되고 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유물들은 소중한 역사의 흔적들인데 지구인류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구유물 보관소에 정돈되어 있는 잊혀진 유물들이 방문하고 있는 나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호소하는 것 같았다.
석굴의 기니샤바미에 보관된 유물들은 현대의 것보다 과거의 것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과거 중에서도 아주 오래된 과거의 지구유물들인 것 같았다. 그 지구유물들은 대부분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고대 박물관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으며, 그림이나 사진으로도 구경한 적이 없는 희귀한 유물들은 나의 시선을 강하게 이끌었다.

 

손으로 다듬은 듯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는 넓고 긴 통로의 흑암동굴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서 진열되어 있는 과거의 잡동사니 물건들, 지구인류들이 수백만 년 전부터 사용했다고 하는 석기류들을 비롯해서 간소한 의상과 목재 도구들이며, 그 후세대로 이어지는 용도조차 알 수 없는 고대 물건들이 나의 시선을 압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유물들은 전자책 속에 4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저장되어 있기도 했다. 용도조차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전자책의 가상공간 시뮬레이션 화면에 나타나면 바로 그 용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물들의 용도를 확인하면 그 당시 살았던 인류들의 문화적 척도는 물론, 인류들의 생활 습관이나 골격까지 점칠 수 있었다.
전자책의 4차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물들의 쓰임새를 관찰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수백만 년 전의 과거를 여행하며 많은 느낌을 새롭게 얻을 수 있었다.
옛 물건들 중에서 특히 마음을 사로잡는 몇 가지가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사용했다는 천의경이란 둥근 공도 그중에 하나였다. 지구의처럼 생긴 비취색의 광택이 나는 물건이었는데, 표면에 보석처럼 생긴 돌들이 수수께끼 같은 문양을 나타내며 장식되어 있기도 했다. 비취색 공은 무슨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무겁지는 않았다.
그 천의경을 시디바가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들어올리자 신비하게도 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본래 비취색이었던 천의경이 시디바의 손이닿자 밝은 보라색의 빛으로 변했다. 손을 떼니 다시 본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내가 천의경을 만지기 시작하자 약간 검게 보이는 무지개 빛이 나타났다.
"네 마음에 번민과 갈등이 미세하게 번져있다는 증거다."
천의경이 변하는 색을 보고 시디바는 나의 심리를 진단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신기한 마음이 들어 질문했다.
"천의경은 만지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색이 달라지나 보지요?""그렇단다. 그 원리는 마음의 에너지가 천의경에 전달될 때 천의경의 물질구조에 화학적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시디바의 설명에 의하면 천의경은 마음의 에너지가 전달되어 색의 변화가 나타나고, 그 색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마음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천의경을 이용하면 마음속의 진실과 거짓도 구분할 수 있고, 안정되어 있거나 불안한 상태도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신세계의 높거나 낮은 차원도 천의경을 통해 구분되어진다고 했다.
그 천의경이란 기구가 옛날에 사용되어진 용도가 궁금해서 시디바에게 질문했다.
"옛날 지구 사람들이 천의경을 이용해서 인간의 마음을 관찰한 목적이 무엇이었을까요?"
주로 종교나 신앙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인간의 죄와 벌을 다스리는 데도 사용했단다. 그래서 천의경을 발명해서 사용했던 문명의 주인공들은 천의경 앞에서는 함부로 거짓된 행동을 하거나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천의경이야말로 지구인류들의 고대역사인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 유물이라고 소개할 수 있단다."
"우주문명시대의 유산이란 뜻이군요?"

 

"그런 셈이지."
그러면 샤르별의 인류들이 사용하는 물건들 중에도 유사한 것이 있"나요?"
천의경과 비슷한 원리를 가진 물건들이 우리들 세상에도 존재한다. 인간의 뇌파와 마음의 에너지를 이용해서 작동 가능하도록 만든 4차원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단다."
그러면 샤르별의 존재들은 남에게 거짓말을 못하고 살겠군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져 있다면...."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은 꼭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구가 아니라도 남에게 거짓말하는 버릇도 비밀을 감추는 습관도 가지고 있지 않단다."
"우주에 거짓말 없는 세상이 존재하다니 다행이군요. 어떻든 마음의 에너지가 그렇게 다양한 특성의 기능을 발휘할 줄 몰랐어요."
"인간의 정신이나 신념이나 의식, 이런 모든 것들이 우주의 영성과 동일한 코드를 갖춘 에너지의 현상들이며, 이런 마음의 에너지는 그 변화 상태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발휘하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고대의 지구인류들이 그런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이런 기구들을 개발해서 살아가고 있었다니 현대의 인류들보다 더 우수한 지능을 보유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고대 지구인류들의 지혜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그 지성의 힘들은 신을 감동시킬 만큼 드높았단다. 그들의 사고와 의식세계는 하늘을 향해 활짝 열려 있었기 때문이지."
이러한 설명을 마치고 시디바는 몇 점의 우주문명 유물을 더 소개시켜 주었다. 우주문명 유물들을 살펴보았을 때 지구에는 샤르별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외계의 존재들도 지구를 다녀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주문명시대에 만들어진 물건들은 각종 예술품 생활기구 등 다양했다. 그중에는 그림이나 서적류도 있었고,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나 측량도구로 사용되는 기구도 있었으며, 몸속의 질병까지 측정하는 의료기구들도 있었다. 1만 년 전에 만들어진 물건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이 뛰어난 물건들이었다.
이외 기니샤바미에 진열되어 있는 유물들은 지구인류들이 5백만 년전이라든가 1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도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원시시대나 다름없는 그 당시에도 조잡한 물건들이 있는가하면 고도의 기교가 가미된 물건들도 있었다. 이런 물건들은 지구의 어떤 장소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희귀하고 생소한 유물들이 아닐 수 없었다.
말하자면 암굴 속에 진열된 지구유물들은, 지구유물 종합박물관을 방불케 할 만큼 대단한 규모였다. 과연 그렇게 대량의 유물들을 외계인들은 어디서 무슨 방법으로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한 궁금증을 시디바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 유물들은 지구의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서 발굴한 물건들이란다. 지구의 깊은 땅속과 깊은 해저에는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수많은 유물들이 더 매장되어 있단다."
"어떤 이유 때문에 지구의 유물들이 그렇게 깊은 땅속과 깊은 바다의 해저에 매몰되어 있을까요?"
"과거에 지구에는 수많은 지각변동과 천재지변들이 거의 정기적으로 발생했으며, 그때마다 찬란하게 꽃피었던 문명들이 땅속에 묻히기도 하고 바닷속에 가라앉기도 했기 때문이란다. 소위 지구에는 유물층이 존재하며 그 유물층에서 발견한 물건들마다 새로운 문명이 숨쉬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유물층에서 새로운 문명시대의 유물들이 발견된다는 말씀이군요? 그 유물층들은 땅속에도 묻혀 있고 해저에도 가라앉아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나쁘게 표현하면 비극과 종말의 흔적들이며, 좋게 말하면 과거의 숨결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땅속과 바닷속에 매몰된 유물들을 당신들 외계인들은 무슨 방법으로 발굴하고 수집할 수 있나요?"
"우리들은 깊은 땅속을 환히 들여다보며 탐사할 수 있는 장비들과 깊은 바닷속을 자유자재로 항해할 수 있는 UFO의 부속장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가능하단다."
시디바의 부연 설명에 의하면 UFO에서 발사시킨 광캡슐이 땅속이나 바다 밑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탐사할 수 있다고 했다. 지구유물들은 지하 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니 과거에 얼마나 큰 지각변동이 발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아직도 UFO의 광캡슐을 이용한 지구 땅속의 탐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흥미로운 과거 역사의 메신저들이 출토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살아 있는 외계의 글 우주문자

https://cafe.daum.net/trumpandtheknight/n00w/4192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 살아 있는 외계의 글 우주문자

살아 있는 외계의 글 우주문자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우주문자는 글자의 생김새가 다양하고 특이했다.샤르별의 인류들은 우주문자를 이용해서 통일된 언어와 글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우주문

cafe.daum.net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우주문자는 글자의 생김새가 다양하고 특이했다.
샤르별의 인류들은 우주문자를 이용해서 통일된 언어와 글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우주문자의 서체는 다양하게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었다. 우주문자를 써 놓은 모습들을 보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쉬지 않고 꿈틀거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주문자를 이용하면 우주의 모든 인류사회에서 사용하는 언어나 목소리들을 다 표현할 수 있었으며, 지구에서 사용하는 모든 언어도 표현이 가능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문자는 자연의 소리들까지도 실음에 가깝게 표기하고 있었는데, 우주문자는 그렇게 다양한 음과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우주문자는 정서체, 흘림체, 예서체(상징표현문) 등 다양한 서체들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특히 예서체를 이용해서 우주의 철학과 묵시적 내용 등을 표현하기도 했다.
외계인들이 써 놓은 상징문을 보면 마치 우주의 기하학적 도형을 이용해서 형이상학적인 철학을 표현하는 것도 같고,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상상도를 보는 듯도 했다.

 

그리고 우주문자 상징문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속에서 우주의 신비한 기운이 나타나고 우주의 철학과 묵시적 영감이 나타나 정신세계를 변화시키는 것만 같았다.
고차원 정신세계에 도달한 외계인들이 써 놓은 우주문자의 상징문은 실제로 우주의 영감과 인간의 정신세계를 작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고차원 정신세계의 높은 경지에 도달한 외계인이 작성한 우주문자의 상징문일수록 신비한 힘의 우주기운이 생성된다고 했으며, 샤르별의 인류들은 그렇게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상징문을 보물처럼 여기는 습관이 있었다.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우주문자 상징문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높은 정신세계에 도달한 러우나 산타르시안 같은 각성자들이 우주와의 교감으로 영감을 발휘하여 만들 수 있는 영적인 선물이라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주문자 상징문을 이용해서 샤르별의 인류들은 우주영감의 문을 열 수 있었고, 정신세계를 정화하고 의식력을 크게 길들이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었다.
시디바도 틈나는 대로 우주문자 예서체인 상징문을 쓰면서 고차원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었고 나는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상징문을 만들 때는 크고 작은 붓을 이용해 검은색이나 붉은색이나 황금빛 등의 색으로 글자들을 그리고 썼다.
상징문은 우주문자의 특별한 서체를 이용해 온갖 형이상학적인 변화로 작성한 글자들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디바가 써 놓은 상징문의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나 자신도 모르게 의식세계의 변화가 발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신비한 상징문을 몇 가지 만들어 시디바는 나에게 선물했는데, 감정의 변화를 조율하고 의식세계의 변화를 조절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상징문이었다. 시디바가 써 준 상징문 앞에 물그릇을 놓아두고 우주명상을 실천했는데, 그때마다 우주와 통하는 교감을 느끼며 우주정신세계의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다. 시디바가 써 준 상징문의 글자들이 의식세계를 조절하는 것은 신기했다.
맑은 물과 시디바의 상징문을 이용해 날마다 정성스런 우주명상을 실천하면서, 우주문자와 우주언어를 익히기에 힘썼다. 우주문자를 익히는 것은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는데, 지구의 어떤 문자나 언어를 익히는 일보다 어려운 과정이었다.
우주문자를 익히고 나서 차츰 쉬운 우주언어부터 배우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우주문자로 기록된 서적과 글들을 조금씩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처음 읽기 시작한 외계인들의 글은 주로 우주와 정신세계에 관한 내용들이었는데, 대충대충 이해하고 읽어 보는 내용들이라도 무한한 우주의 힘과 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외계인들은 글을 쓸 때에 종이에다 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옷감같기도 하고 얇은 가죽 같기도 한 두루마리 천을 종이대신 이용하고 있었다. 외계인 세계에서는 종이를 만들어 쓰지 않으며 그래서 글을 쓸 때는 누구나 두루마리 천을 이용한다고 했다.
두루마리 천에 글을 썼다가 지울 수도 있고,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도 있었는데, 두루마리 천은 얼마든지 길게 연결할 수도 있어서 수제품책을 만들 때 사용했다.
그리고 두루마리 수제품 책의 내용들은 전자책 속에 그대로 입력시키거나 저장이 가능했고, 전자책에 기록된 내용들은 다른 사람의 전자책 속에 전송시켜주는 일도 가능했다.
말하자면 외계인 세계에는 첨단문명의 힘을 빌린 전자책을 이용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삼고 있었지만, 의외로 원시적 수단의 두루마리 수제품 책도 널리 애용되고 있었다.
수제품 책은 원시적이고 사용하는데 불편하기는 했지만, 책을 만든 사람의 정성과 인격이 그대로 숨쉬고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가치가 있었다.
수제품 책은 웬만한 정성과 노력이 아니면 만들 수 없었는데, 수제품책에 쓴 글들은 주로 정신세계와 진리에 대한 깨달음의 내용이나, 시나 노래 단상 같은 창의적 의미들에 관한 내용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힘들게 만든 수제품 책은 자신이 영구적으로 소장하면서 소중한 재산으로 삼기도 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마음의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래서 외계인들이 살아가는 샤르별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받는 선물 중에서, 수제품 책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며 기쁨이라고 했다.
시디바가 관리하는 석실의 서고에도 다양하게 만들어진 두루마리 수제품 책들이 소장되어 있었다. 두루마리 책들은 폭이 좁은 것도 있고 넓은 것도 있었으며, 길이가 길거나 짧은 것 등 다양했다.
시디바의 석실 서고에 보관되어 있는 두루마리 책들은 시디바 자신의 작품들과 다른 외계인들이 쓴 작품들이 다양하게 섞여 있었다. 그중에는 지구인이 만든 작품도 있었다.

 

샤르별의 외계인이 아닌 지구인이 외계인의 언어인 우주문자를 이용해서 글을 쓰고 두루마리 책을 만들어 놓은 점이 이상해서 의문을 풀기 위해 시디바에게 질문을 했다.
지구인들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이런 우주문자의 두루마리 책을 만들어 이곳에 보관하고 있나요?"
시디바는 지구인들의 두루마리 책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들려주었다.
이 두루마리 책들은 일종의 방명록인 셈이지. 즉 우리 해저기지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지구인들의 생각을 담아 만들어지고 있는 내용들이란다."
"진짜 이 방명록의 두루마리 책을 쓴 작자들이 해저기지를 방문하고 있는 지구인들이라구요?"
"그렇단다. 지구인들의 아주 다양한 사상과 깨달음이 이 두루마리책 속에 기록되어 있고 앞으로도 더 길게 연결해서 기록되어질 것이다. 너도 앞으로 좋은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그 내용들을 방명록에 기록해 두어라."
"그렇다면 큰 영광일 것 같습니다.”
시디바의 설명을 듣고 나서 지구인들이 기록한 두루마리 방명록을 읽어보니 해저기지를 다녀간 인물들과 소감들이 다양했다.
어떤 지구인은 우주정신세계에 대하여 느끼고 생각한 점들을 장문의 긴 내용으로 적어 놓기도 하고, 어떤 지구인은 차원 높은 생각들을 짧게 표현해서 적어 놓기도 했다. 어떤 지구인은 해저기지를 방문한 기념으로 자신의 이름과 신분 등에 관한 내용만 간단히 서명해 놓은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신분의 지구인들이 외계인들과 친구가 되어 해저기지를 드나들고 있다는 증거였다.
해저기지를 드나드는 지구인들은 대부분 코디우거스 요원들이었다. 코디우거스란 외계인들과 긴밀한 교류를 나누며 중요한 중간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구의 파수꾼들이었다.
비밀결사대이기도 한 코디우거스들의 중간역할로 우주의 심오한 정보들이 지구인류들에게 전달되어지고 지구 최후의 날을 연장시키고 있었다.
지구의 파수꾼 코디우거스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그 힘들이 늘어난다면 지구 최후의 날이란 비극도 비껴갈 것이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청정수 우주명상

 

처음 며칠은 이렇게 시디바의 거처와 석실에 쌓여 있는 책들을 구경하며 일과를 보내면서 해저기지의 분위기에 적응했으며, 다음부터 본격적인 우주학문 수업에 들어갔다.
해저기지에서는 35시간 단위로 하루 일과를 정해놓고 생활했으며, 수면시간은 하루 일과 중 5시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수면이 끝나면 석실에서 솟아나는 지하수에 몸을 씻은 후, 곧바로 시디바의 지시에 따라 우주명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디바가 시키는 우주명상은 특이했는데, 수정으로 만든 그릇에 맑은 물을 떠놓게 한 후 그 앞에 정좌한 자세로 앉아서 자아몰입하며 명상을 집중하는 수련이었다.
옛날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중요한 일을 앞에 놓고 정화수 치성을 드리는 장면과 비슷했다.
시디바는 그러한 명상을 청정수 우주명상요법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우주명상을 통해 우주와 자아의 합일체를 이루고, 우주의 잠재력과 우주의 영감이 내면세계에서 샘솟게 하여 위대한 우주의 진리를 터득하기 위한 수련이라고 했다.
즉 우주공명작용을 발생시키는 명상수련법이었다.
우주명상이 끝나면 곧바로 몸속에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는 우주활력 운동에 들어갔다. 그 운동을 외계인들은 신선무라고 부르기도 하고 다른 이름으로 우주활력무라 부르기도 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춤을 추는 듯한 동작으로 몸속의 활력과 우주기운을 증폭시키는 수련이었다.
우주활력무를 추고 나면 온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고 자신도 모르게 넘치는 기운과 활력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우주기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율신경과 영적감각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힘이란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우주활력무는 우주감각이 몸에서 살아나게 하는 수련법이기도 했다. 우주활력무 춤을 추고 나서 두 손으로 온몸을 가볍게 두드려주기도 하고 마찰하기도 하면서 기혈을 소통시키면, 몸속의 막힌 기운들까지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온몸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또 시디바는 온몸의 요소요소에 형성된 핵혈들을 알려 주었는데, 핵혈이란 자율신경을 다스리는 생명의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핵혈을 자극하면 발전기에서 전기가 발생하듯 분출되는 우주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우주명상과 우주기운 증폭 운동을 마친 후 다시 석실의 지하수로 몸을 씻고 나면, 아무리 흐려져 있던 정신세계라도 명경지수처럼 맑아지지 않을 수 없었으며, 아무리 천근 같은 몸이라도 새털처럼 가벼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우주명상과 우주기운 증폭 운동은 나 혼자만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저기지에 머물고 있는 외계인들이 모두 실시했는데, 그러고 나서 하루의 본격적인 일과에 임하고 있었다.
해저기지 지하도시의 한복판으로 지하수가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었는데, 우주활력무를 추고 나서 지하도시에 살고 있는 샤르별인들이 모두 몰려나와 몸을 씻는 장면들이 이색적이었다. 그때쯤 지하도시 공중에서는 인공태양의 빛이 서서히 밝아지는데, 마치 지평선에서 새로운 태양이 솟아나는 현상과 다르지 않았다.
지하도시에 살고 있는 샤르별인들이 모두 함께 우주활력무 춤을 추고 맑은 물로 몸을 씻은 후 하루의 일과에 임하는 삶들은 이채롭게 느껴졌다.
해저기지에서 먹는 식사는 하루 한 끼뿐이며, 그 한 끼 식사의 내용도 너무 보잘것 없었다. 식사내용은 외계인들이 우주식량이라고 부르는 우스시어 생단 한 알이었는데, 크기는 콩알만 했다.
그 작은 알약 같은 우스시어 한 알로 하루의 식사를 대신했으며, 마시는 음료수는 규시아라고 하는 향료수였다. 우스시어는 배고플 때도 복용하고 몸이 아플 때도 복용하는데, 약용과 식용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었다.
우스시어를 복용하면 위장에 향기로운 기운이 발생하여 가득 채워지는 듯 하고 그 기운이 몸속으로 깊게 스며드는 현상을 느끼곤 했다. 그와 함께 몸에서는 활력이 증강되고 배고픈 기분도 사라졌으며 온종일굶고 지내도 피곤함을 모르고 살 수 있었다.
규시아 향료수를 마시고 나면 뱃속에서 시원한 기운이 발생하고, 숨을 쉴 때마다 향기로운 기운이 입 밖으로 퍼져 나와 코끝에서는 고상한 향취가 떠나지 않았다. 규시아를 마시는 목적은 몸속의 수분섭취와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몸속에 활력을 보충하는 역할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몸이 고단하거나 피로할 때 규시아 한 잔을 마시면 즉시 나른한 몸이 가뿐해지고 가라앉은 기분도 유쾌해지는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규시아 향료수를 마시고 나면 그 시원하고 화끈한 기운이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퍼져 들어가는 기분은 너무 좋았다. 규시아 향료수는 항상 작은 피라미드 속에 보관해서 마시고 있었으며, 그 이유는 피라미드 에너지를 규시아 향료수에 증폭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피라미드는 우주 에너지의 공명작용이 발생하는 구조물이기 때문이었다.
식사를 마치면 두 시간쯤 정서를 순화시키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시간에는 주로 아름다운 음악을 듣거나, 좋은 내용의 글을 읽거나, 아름다운 꽃향기를 음미하면서 의식세계의 안정을 유도했다.
외계인들은 꽃도 좋아하지만 특히 꽃향기에 심취되어 살아가기를 즐겼는데, 특별히 정제된 꽃향기의 오일을 태우면서 그 향기를 마시면 매우 황홀한 느낌의 기분을 얻을 수 있었다.
외계인들의 정서 순화 시간은 모든 일의 우선이었다. 정서 순화 시간을 통해 그들은 아름다운 마음과 고운 영혼을 다듬는 계기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서 순화 시간이 되면 외계인들은 본능적으로 자율신경의 변화가 일어나 마음과 의식세계가 조용하게 가라앉는 생리적 현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생리현상은 선천적인 것보다 오랜 생활 습관 속에서 길들여진 후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시간에는 서로 친한 사이끼리 정담을 나누거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냈다.
정서 순화 시간은 수면 시간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수면시간은 육체를 쉬게 하는 시간이라면 정서 순화 시간은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서 순화 시간 때마다 시디바와 함께 순수한 정신세계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산타르시안님, 질문이 있습니다."
"오냐. 말해보아라.”
"우주명상 시간에 맑은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 시원하고 맑은 물로 몸을 씻는 일은 이해할 수 있으나, 물그릇에 물을 떠놓고 그 앞에서 명상을 하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의식은 샤르별인들이 신봉하는 특별한 종교적 의식에서 비롯된 행사인가요?"
"아니야. 종교의식과는 연관이 없어. 우주명상을 할 때 물그릇에 청정수를 떠놓고 하는 이유는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물속에서 샘솟는 우주기운의 힘과 생명의 기운을 느끼며 우주와 교감하기 위한 중요한 의식절차란다. 곧 물속에서 샘솟는 우주의 에너지와 힘이 인간의 의식세계를 맑게 해 주고 영감을 샘솟게 만든단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물이라는 물질 속에 무슨 그런 신통한 능력이 존재할까요? 물은 세상에서 가장 흔하고 평범하며 값없이도 구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닌가요?"
물은 자연세계에서는 흔한 물질이고 인간들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이기는 하나, 우주 안에서는 가장 소중하고 신비한 물질이야.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우주에너지가 정제된 우주기운의 정수와 같은 기능을 하며, 우주의 정보와 잠재력이 가득한 물질로써 생명의 기운을 끝없이 발생시키는 힘이기도 하지. 인간이 몸을 움직이고 사고를 펼쳐갈 수 있는 것이 무슨 힘인 줄 아니? 몸속에서 수분이 순환되지 않으면 그러한 기능이 상실되고 말아. 인간이 살아 있다는 것은 몸속에서 끝없이 생체 에너지가 생산되고 생체 전기가 발전되기 때문인데, 생체 에너지와 생체 전기는 수분의 역할이 없이는 불가능하지. 그래서 우주에서는 물이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원천이며, 물의 역할이 정지되면 우주의 모든 생명들도 자멸함과 동시에 우주에서 사라지고 만단다. 곧 물속에는 생명창조에 대한 우주 메커니즘의 정보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는 신성한 대상이란다. 다시 말해 물은 살아 있는 우주영성의 실체이기도 하지."
물이 그렇게 대단한 물질이에요?"
태초에 우주는 불덩어리에 불과했어. 그 불덩어리가 진화되어 물이라고 하는 물질을 우주에 태어나게 만들었어. 곧 우주의 영성이 물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태어났지. 영원히 소멸되지도 않고 죽음을 맛보지도 않은 신성한 물질로 말이야. 그 위대한 영성의 물질로 우주는 삼라만상의 자연세계를 창조해 왔던 것이란다. 그래서 물이 아니면 생명체도 우주에 나타날 수 없고 영혼의 진화도 이루어지지 못한단다. 불은 생명의 아버지라면 물은 생명의 어머니인 셈이지. 생명세계의 창조, 영혼의 창조가 물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라."
"그렇게 물속에 생명의 비밀과 우주의 위대한 힘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인간들이 매일같이 값없이 사용하고 흔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물이어서 평소에는 그렇게 물에 대한 소중한 생각을 못하고 살아 왔는데, 산타르시안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군요."
물은 부활의 상징이기도 해. 웅덩이에 고여서 부패한 물이라도 그 수분이 증발해서 다시 순수한 형태로 돌아오곤 하지. 물속에서 샘솟는 생명의 기운은 우주에서 흐르는 어떤 기운보다 핵심적이요 우주창조의 본질을 담고 있는 우주의 권능 자체야. 그러므로 너는 이제부터 물속에서 샘솟는 생명의 기운과 우주의 권능을 생각하며, 그 기운으로 자아의 의식세계에 잠들어 있는 영감의 힘을 일깨워 보아라. 네가 깨닫고자 하는 우주의 진리와 깊은 지혜가 저절로 떠오르게 되리라."
산타르시안께 정말 소중한 우주의 정보를 오늘 듣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산타르시안님의 말씀대로 물을 단순한 물로써만 생각하지 않고, 우주의 영감과 우주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놀라운 힘으로 믿으며 그 기운을 몸속에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너는 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물그릇 앞에서 우주명상을 실천함을 중단하지 말고, 끝없는 정진과 수양을 지속하여 우주영감의 큰 지혜를 얻도록 하여라. 우주영감의 지혜를 얻으면 저절로 우주정신세계의 큰문이 열리고 무한한 우주의 권능과 영광을 얻게 되리라."
이후부터 나는 하루도 쉬지 않고 수면을 마치고 나서 맑은 물로 몸을 씻은 후, 청정수 물을 채운 그릇 앞에서 우주명상을 실천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명상을 마친 후 떠놓았던 청정수는 규시아 향료수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했다.
명상한 청정수에는 우주기운이 증폭되기 때문이었다.

 

과연 맑은 물속에서 샘솟는 생명의 기운과 우주창조의 기운이 자아의 의식세계에 잠들어 있는 영감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체험할 수 있었다.

 

1만 년간 지속된 지구의 기록물

 

고서적들이 진열된 석실을 빠져나와 시디바는 또 다른 석실로 나를 안내했다. 그 석실에도 역시 여러 가지 기록물들이 보존되고 있었는데, 그 기록물은 지구의 서적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과거 1만 년 전부터 지구를 왕래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남겨 놓은 기록의 자료들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단다. 말하자면 우리 외계의 존재들이 지구를 방문할 때마다 기록으로 남겨둔 자료들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지. 이보다 더 생생하고 진실한 지구인류들의 과거역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거야. 특히 지구인류의 한 구성원인 너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역사일 것이다.”
시디바는 그 기록물들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많은 자료들이 1만 년 동안 지구를 왕래하며 샤르별의 인류들이 기록해 둔 지구역사의 살아 있는 증거물들이라고 하니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오르는 기분입니다."
나는 감개무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감탄하며 더 이상 말문을 열지 못했다.
외계인들은 모든 기록을 우주전파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자책에 저장시켜 두고 있었다. 전자책의 작동은 모두 이이머 기능의 뇌파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살아 있는 현상들을 그대로 저장시키는 4차원 기록장치였다.
색상은 물론 향기와 맛을 비롯한 질감까지 저장된 화면을 생영상이라고 불렀다. 사진의 움직임과 소리를 저장하는 동영상 화면과는 차원이 달랐다.
전자책의 영상 화면을 재생시키면 과거의 모습들이 살아 있는 그대로 나타났다. 생영상의 화면은 손으로 만질 수도 있고 냄새를 맡을 수도 있으며 질감까지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화면 속에 음식이 나타나면 그 맛을 실제로 맛 볼 수도 있고, 계절에 따라서 체감온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전자책의 내용이었다.
전자책만 펼치면 과거의 기록물을 통해 과거의 살아 있는 현장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세상의 인류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든가 주거지와 거리의 모습 그리고 자연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 현실세계에 나타나는 현상이 전자책의 내용이기도 했다.
전자책 화면은 커다랗게 가상공간처럼 나타나는데, 가상공간에 나타난 과거의 모습들은 현실세계의 현상과 느낌이 동일했다. 그러므로 전자책의 가상화면 공간에 접속되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의 세상에 머물면서 과거를 현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외계인들의 기록물인 전자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과거 지구인류들이 1만 년 동안 살아왔던 흔적들을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과거 지구인류들이 1만 년 동안 살아오며 행했던 종교와 신앙을 비롯한 먹고 입고 생활하는 의식주 형태들을 시대별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었다.
외계인들이 1만 년 동안 지구를 방문하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집해서 기록해 둔 전자책 내용들의 분량은 어마어마했다.
나는 틈나는 대로 전자책 화면들을 펼쳐 과거의 가상공간을 산책하면서 지구인류들이 과거에 살아가던 역사 속으로 긴 시간여행을 떠나곤 했다.
전자책에 기록된 역사여행에 빠져 있는 나에게 시디바는 이런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이 전자책에 기록된 내용들을 알게 되면 지구인류들이 과거에 살아왔던 역사를 고스란히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너는 틈나는 대로 전자책의 기록을 살펴보며, 너희 지구의 조상들이 어떻게 과거를 살아오며 지구를 지켰는지 생생한 체험을 통해 교훈을 얻기 바란다."
외계인들은 지구를 다녀간 기록만 전자책으로 만들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발행되는 모든 서적을 전자책 형태로 발간한다고 했다.
해저기지에는 지구를 방문한 기록뿐 아니라 외계인 세계에서 발간된 전자책들도 많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외계인들의 전자책만 구경해도 외계인들이 살아가는 4차원 문명세계의 현실을 대강은 짐작할 수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외계인의 4차원 의료시설

 

내가 해저기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들렀던 곳이 건강 요양원이었다. 건강 요양원은 외계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4차원 의료시설이었다.

초시의 안내로 건강 요양원에 들르자 곧바로 정밀진단이 시작되었다.

요양원 책임자의 안내에 따라 캡슐처럼 생긴 '시스며' 라고 하는 의료장치에 누웠더니 투명한 뚜껑이 닫히면서 파동과 비슷하고 신비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소리들은 몸속의 기관에서 파생하는 소리들이었다.

심장이 뛰고 혈관이 흐르고 오장육부의 각종 장기들이 움직이는 소리들이 복합적으로 다양한 파동을 내며 들려왔다.

시스며 의료장치의 여러 가지 기능들을 조절하기에 따라서 심장의 소리만 들을 수도 있고 혈관의 소리만 들을 수도 있고 위장이 작동하는 소리만 따로 들을 수도 있었다.

즉 오장육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파동은 고유한 음색을 지니고 있었고, 건강할 때의 파동과 병들었을 때의 파동이 모두 달랐다.

 

시스며는 4차원 문명세계에서 살아가는 외계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가장 기본적이며 종합적인 의료시스템이었고, 시스며 의료장치 하나로 치료와 예방을 책임지고 있었다.

일명 4차원 의료시스템이었고, 시스며 의료장치 하나로 의사와 약이 필요하지 않았다. 시스며 캡슐 속에 누우면 몸속의 모든 진단이 이루어지고 수술이나 약이 필요할 때는 빛의 작용으로 모두 이루어졌다.

시스며 캡슐 내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빛의 현상이 약이었고 수술의 도구이기도 했다.

시스며 캡슐 속에 누워 있는 기분은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속에 싸여있는 느낌처럼 좋았는데, 그 속에 편하게 누워서 자기 몸속에서 들리는 소리들을 듣고 있으니 신기한 생각들까지 들었다.

뿐만 아니었다.

몸속의 모든 내용이 4차원 영상으로 눈앞에 나타나서 생명의 신비를 한눈에 느끼게 했다. 몸속의 4차원 영상은 그 화면이 모니터나 스크린같은 장치에 나타나지 않고 가상화면처럼 눈앞의 공중에 나타났다.

4차원 영상으로 나타나는 몸속 내부의 모습은, 전체적인 모습을 동시에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도 있고, 부분 부분만 따로 관찰할 수도 있었다.

시스며 의료장치는 몸속의 뇌가 움직이는 모습, 심장이 뛰는 모습, 간장에서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들어 내는 모습, 허파의 움직임, 위장의 움직임 등이 적나라하게 4차원 영상의 가상화면에 나타나게 해서 생명의 파노라마를 연출했다.

4차원 영상의 확대비율도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했고, 작은 세포들이 움직이고 성장하는 모습과, 생명의 회로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프로그램의 작동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었다.

시스며 캡슐은 사람 하나 누울 정도의 공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속에 누워보면 답답한 생각이 들기는커녕 4차원 에너지가 가득 채워진 우주의 공간에 떠다니는 느낌으로 변했다.

구름 위에 누워서 둥실둥실 우주의 공간을 떠다니는 기분이기도 했다.

시스의 4차원 영상이 나타나자 금세 몸속의 건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점검할 수 있었다. 눈앞에 나타나는 4차원 영상을 바라보기만 해도 신체의 어느 부위가 정상이고 어느 부위가 비정상인지 판단이 됐다.

시스며 의료진단으로 현재의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과거 조상들이 앓았던 병력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몸속에 저장되어 있는 생명의 프로그램을 분석하면 과거 조상시대부터 진화되어 온 생체학적 비밀과 건강의 내력들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과거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나쁜 병력의 유전인자가 혈통 속에 포함되어 있다면 그러한 인자까지 완전히 제거되어야 앞으로 건강한 삶을 소유할 수 있다고 했다.

시스의 4차원 의학프로그램은 내 몸속에 존재하는 유전적 병력까지 포함해서 현재 몸 상태의 건강을 정밀하게 진단한 후 앞으로 치료받을 내용의 처방을 내려 주었다.

내 몸속을 시스며 4차원 의학프로그램으로 진단한 결과, 영양실조라든가 독초를 잘못 먹은 식중독의 후유증 때문에 현재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그 결과를 보고 초시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건강이 좋아질 때까지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입원에 필요한 조치와 절차는 간단했다.

입원한다고 해서 돈을 내거나 비용을 지불하는 절차는 불필요했다. 그러나 입원절차를 마친 후 초시가 그의 근무처로 돌아간다고 하니내 마음이 울적해지고 불안해졌다.

낯선 시설 속에서 낯선 외계인들과 지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못하고 입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했다.

초시의 근무처와 요양실은 2km 정도 떨어졌지만, 입원해 있는 동안은 외부와의 출입이 금지된다고 했다.

며칠 동안일지 모르지만 입원해 있는 동안 감금된 생활을 면치 못할 처지였다.

그러한 고민을 읽은 초시가 웃으며 타일렀다.

하리는 또 별걱정을 다하는구나. 요양원 관리인들은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영혼이 고운 자들이니 불안해하지 말아라. 그들은 하리의 몸이 좋아지도록 형제처럼 보살펴 줄 것이다."

그때 인자하게 생긴 관리인이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우리는 당신에게 따뜻한 형제이고 친구이니 이곳에 혼자 남는다고 아무 염려 마시오. 당신 몸속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란 사실을 잊지 마시오."

관리인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니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래서 초시의 지시대로 요양원에 남아 상실된 건강을 회복하기로 했다.

 

요양원 관리인들은 마음을 다스리는 마술사 같았다. 마음속의 움직임을 거울처럼 읽어내며 환자들의 시중을 편하게 들어주었다.

요양원 관리인들은 마치 어린이를 보살피는 보모들 같았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요양원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다.

요양원은 병을 치료하는 의료시설이라고는 하지만, 병원에서 맡을 수 있는 약품 냄새라든가 주사바늘이라든가 수술도구 같은 것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특별히 자격을 갖춘 의사나 간호사들도 없었고, 모든 진단과 치료는 4차원 의료기라고 하는 시스며 의료장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관리인이 시키는 대로 시스며 캡슐 속에 누워 있기만 하면 모든 진단결과가 나오고 치료에 필요한 처방이 자동으로 이루어졌다. 시스며 의료기 진단은 매일매일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복잡한 종합검진이 필요했지만, 나중에는 매일매일 간단한 점검만 이루어졌다.

수술이 필요할 경우에도 시스며 캡슐 속에 누워 있기만 하면 되는데, 시스에서 발생하는 빛의 작용으로 어떤 수술이라도 쉽고 완벽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시스의 빛은 몸속의 독성이나 악성 종양 같은 것을 제거하기도 하고, 상처 난 부위를 아물게도 하며,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시스에서 발생하는 의료용 빛은 다양했다. 그 빛이 수술의 도구였고 병을 치료하는 약이었다.

내 몸속에서 앞으로 나쁜 질병을 유발시킬 작은 종양의 씨앗들이 몇몇 눈에 띄었는데, 시스의 빛수술을 통해 말끔히 제거되었다.

시스며 의료기는 몸속에 티끌 같은 질병의 흔적만 있어도 말끔히 청소시키는 건강의 마법사였다.

시스며 의료장치는 4차원 의학프로그램에 의해서 운영되는 무한이론의 우주첨단의료장치라고 했다.

바로 350수스탸급의 우주지능 이이머가 운영하는 초고성능급 의료장치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수스탸란 인간의 지능지수를 나타내는 단위였는데, 20수스타는 인간의 지능지수 150정도와 대등한 수치였다.

200수스탸 이하의 기능을 가진 이이머를 인공두뇌라 부르고 그 이상은 우주지능이라 부르기도 했다. 우주학문인 무한이론을 대입시킨 우주지능 이이머는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4차원 문명세계의 핵심적 기능이었다.

한마디로 시스며 의료장치는 고도지능의 4차원 의학프로그램이 내장된 우주첨단의료기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즉 몸속에 병이 생기면의사대신 모든 치료를 맡아서 해주는 것이 시스며 의료기였다.

요양원에서의 치료는 시스며 의료장치의 빛을 몸에 받기도 하고 우스시어라고 하는 우주식사의 영양제를 복용하기도 하며, 부수적으로는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음악을 듣거나 향기를 맡기도 했다.

또 병행되는 물리적 요법이나 운동요법도 있었다.

그러한 처방은 모두 시스며 의료기의 몫이었다. 즉 시스며 의료기 시스템에 의해서 근본적인 질병치료는 물론 물리치료, 심리치료, 영양관리, 운동요법관리 등 종합적 건강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스며 의료기의 4차원 의학프로그램에 의해서 샤르별 외계인들은 웬만큼 큰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우주나이 350세 이상의 평균나이를 보장받고 삶을 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스며 의료장치는 마치 태아의 생명이 자라고 있는 어머니의 자궁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건강이라고 하는 태아를 양육시키는 4차원적 자궁이라고 달리 표현할 수도 있었다.

요양원에서 입는 환자복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입는 옷도 달랐다.

환자마다 처방하는 약이 다르듯, 입고 지내는 환자복도 색이 다르고 재질이 달랐다. 요양원의 환자복에서는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파워가 발생하는데, 환자복의 파워가 몸속에 침투하면 건강을 회복하는 속도가 빨랐다.

나도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복을 지급받고 지냈는데, 매일 이루어지는 시스의 진료에 따라 환자복도 수시로 다르게 지급받아 바꿔 입었다. 환자복을 입고 있으면 건강이 회복되는 느낌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4차원 의학프로그램의 치료 덕분인지 요양원에 입원한지 얼마 안 되어 나의 건강 상태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었다. 피부와 혈색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얼굴의 윤곽까지 달라지는 것 같았다.

거칠던 피부는 어린이 살처럼 부드럽게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깡말랐던 체격은 포동포동 살이 차올랐다.

그리고 몸속에서는 무한한 활력과 생명의 에너지가 넘치기 시작했다.

처음 요양원에 입원했을 때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있었는데, 나중에 비교해 보니 전혀 딴사람 같았다. 마치 성형수술을 받은 후 딴사람으로 변한 느낌이었다.

마침내 시스며 의료장치의 도움으로 요양을 끝내고 거울 앞에서 나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바라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몰라보게 달라지고 건강해진 모습을 바라보는 기쁨의 눈물이었고, 지난날 굶주림과 생활고로 고생했던 회상에 대한 눈물이기도 했다.

퇴원이 임박해서 수속을 밟기 위해 초시가 약속시간에 맞춰 찾아왔다.

초시도 몰라보게 건강해진 나의 모습을 보고 그렇게 흐뭇해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당사자인 나보다 더 흡족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우주기운 충만! 사랑스런 나의 아들아. 이렇게 근사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네가 달라진 것을 보니 내 마음이 너무 기쁘구나. 지난날 네가 초췌하고 허약한 모습으로 살았던 것은 굶주림과 삶의 고통에 시달린 대가가 아니었겠느냐. 그러나 이제 다시는 너에게 네 모습을 초췌하게 만들고 네 생명을 허약하게 만드는 불행은 찾아오지 않으리니, 충만한 우주기운의 은총으로 네 생명이 온전하게 지켜지기 때문이리라. 이제부터는 그 당당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우주기운 충만한 우주의 아들이 되어 살아가기 바라노라.” 하고 힘찬 축복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초시의 위로와 축복을 받고 나니 두 눈에서는 다시 감격의 눈물이 북받치기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게 초시의 품에 안겨들어 흐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초시는 말없이 두 손으로 등을 감싸며 어루만져 주었고, 그 따뜻한 손길의 기운이 심장까지 전해짐을 느낄 때 초시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정이 뜨겁게 샘솟지 않을 수 없었다.

퇴원을 하면서 요양원 관리인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처음 보는 나에게 친자식이나 형제 같은 정을 쏟아주며 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와준 그들의 정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초시도 관리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해저도시에서 만난 외계인들

 

지하도시의 거리를 지나다닐 때 건물 밖으로 드나드는 외계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평안해 보였으며, 그들의 외모는 남녀를 구분하기 힘들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지하도시 거리를 왕래하는 외계인들 중에는 나이가 젊은 외계인도 있고 나이가 많은 외계인도 있었는데, 모두 나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얼굴에는 주름도 없고 피부들이 고왔다.

외계의 존재들은 남녀의 성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누구나 긴 머리와 아름다운 피부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목소리들이 그렇게 부드럽고 맑을 수 없었다.

가끔씩 머리를 뒤로 묶고 특색 있는 머리단장을 한 외계인도 눈에 띄었는데, 우주나이로 250세 이상 된 어른들의 상징이라고 했다.

 250세 이하의 외계인들은 머리를 남녀 동일하게 생머리로 기르면서 보기 좋게 가꾸고 있었고, 250세가 넘은 외계인들은 어른의 상징으로서 머리를 뒤로 묶고 신비한 머리장식을 꽂고 있었다.

그래서 외계인들은 머리 모습만 보면 어른인지 젊은이인지 금세 구분할 수 있었다.

 

외계인들은 말할 때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잔잔하고 부드러운 톤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설령 그들이 언쟁을 벌이더라도 흥분된 목소리로 고성을 내는 일은 없었고, 유쾌하게 떠들고 있는 목소리들이라도 소곤거리듯 들렸다.

외계인들은 높은 지능과 우주의 정보를 한눈에 꿰뚫고 있는 차원 높은 지식의 소유자들답게, 그들이 누리는 문화나 삶의 형태도 고차원적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외계인의 해저기지는 귀신이라도 찾아오기 힘들 만큼 비밀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 요새의 장소에서 4차원 문명세계의 전령들이 성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정신세계의 이상을 꽃피우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해저기지의 거리를 왕래하는 외계인들은 누구를 만나든지 서로 밝게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그들이 주고받는 인사의 내용은 한결같이 "사차느카아시! 사차느카아시!" 하고 속삭이는 구호들이었다.

사차느카아시는 축복의 인사말이었고 지구언어로 풀이하면 '우주기운 충만하세요.'라는 뜻이었다. 감사의 인사말도 있었는데 그 구호는 '누비이우!' 였다.

외계인들의 예절 중에서 인사법은 중요했으며 누구를 만나든 인사법만 잘 실천하면 가깝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초시는 해저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나에게 외계인들의 간단한 예절과 인사법부터 가르쳤다. 예절은 하늘과 땅에서 가장 중요한 질서의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외계인들의 인사법은 큰 어른에게 하는 법, 손위 대상에게 하는 법, 동료에게 하는 법 등이 모두 달랐다.

예절과 인사법을 제대로 익힌 후부터 해저도시의 거리에서 처음 만나는 외계인들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꿈같은 지하세계의 모습

 

터널의 끝에서 비밀의 문을 통과하니 상상을 초월한 지하세계의 모습이 나타났다. 지하 수천 미터의 거대한 공간에 샤르별인들이 살고 있는 지하도시의 전경이 나타났던 것이다.

지하도시는 상상처럼 답답한 공간도 아니었고 어두침침하지도 아니했으며 밝은 빛과 맑은 공기와 싱싱한 자연의 모습이 살고 있는 세상이었다.

마치 지상의 한 부분이 땅속으로 꺼져서 형성된 지하세상 같았다.

외계인의 지하세계는 일부가 물속에 잠겨 있고 일부가 육지의 지하공간에 형성된 특이한 지질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해저통로를 이용해서 출입이 가능하기도 했고, 육지의 비밀통로인 지하터널을 이용해서 출입이 가능하기도 했다.

육지의 비밀통로는 아프리카 밀림지역에 존재했다.

외계인들의 해저기지라고 불리는 비밀의 세상은 그렇게 깊은 물과 두꺼운 암반으로 덮여 있는 천하의 요새에 꿈속의 장면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해저기지 지하세계에는 지상에서 구경할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의 시설들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해저기지는 깊은 바닷속의 해저공간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세계처럼 밝고 환했으며, 맑고 신선한 공기가 가득 채워져 있어서 기분조차 상쾌할 만큼 쾌적한 환경을 이루고 있었다.

돔처럼 생긴 이색적인 집들이 지어진 지하세계의 거리와 공간에는 푸른 풀들이 돋아나 자라고 있었으며, 아름다운 화초들도 심어져 꽃망울을 터뜨린 채 고상한 향기들을 흩날리고 있었다.

그 화초들은 지구의 지상에서 자라는 종류들과 그렇지 않은 종류들이 섞여 있었다.

이제껏 구경한 적이 없었던 종류의 식물에서 피고 있는 꽃의 향기들은 예사롭지 않게 기분을 황홀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어두운 해저의 지하공간이 그렇게 밝고 환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어디에 전깃불을 켜 놓아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어디서 햇빛이 통과하기 때문도 아니었다.

지하세계 공간의 공중에는 샤르별인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인공태양의 빛은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과 똑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었고, 샤르별인들이 만들어서 공중에 띄워 놓은 장치였다. 그래서 지하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지상과 똑같은 형태로 잎도 푸르고 꽃과 열매들이 매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하세계에서 발생한 공기는 외부와 환기가 잘 이루어져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고 살아가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인공태양은 밤 시간이 되면 빛이 사라졌다가 낮 시간이 되면 다시 밝아지기를 반복하는데, 그래서 지하세계에서 살고 있는 외계인들은 지상에서 생활하는 것과 똑같이 정상적인 삶의 리듬을 지켜 나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했다.

참고로 외계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하루는 우주시간으로 35시간이었고, 그래서 인공태양의 빛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주기도 35시간으로 정해져 있다고 했다.

35시간의 주기에 맞춰 수면시간, 활동시간, 휴식시간 등이 규칙적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지하세계의 한복판으로는 실개천 같은 지하의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수천 미터 땅속에서 물이 흐르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었는데, 어떤 가뭄에도 마르는 일이 없고 홍수가 난다고 해서 물의 양이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했다.

지하의 강물에서 외계인들이 몸을 씻는 모습도 보이고,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이상한 모습의 물고기들도 보였다.

물가에는 키가 작은 식물들이 심어져 꽃망울들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해저공간의 암벽이나 건물의 벽을 타고 유난히도 푸른 잎과 무성한 줄기를 뻗으며 자라고 있는 식물이 있었는데, 이 식물의 이름을 초시 거수라 불렀다.

초시거수 식물은 지구에서는 자라지 않는 식물이었는데 이 식물의 특징은 많은 양의 산소를 발생시키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주는 역할이 탁월하다고 했다.

그래서 지하도시 공간에는 초시거수 식물들을 계획적으로 잘 가꾸고 있었는데, 이 식물에서 발생하는 풋풋한 향기들이 해저기지 지하공간에 가득했다.

초시거수 식물은 UFO의 선실에서도 키우고 있던 식물이었다. 초시거수 식물의 뿌리는 땅에 묻혀 있지 않고 공중에 노출되어 있었는데, 보라색을 띤 뿌리들은 바나나 열매와 같은 모습으로 줄기에 달려있었다.

열매처럼 달린 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했다가 줄기와 잎으로 보내주는 특이한 우주 식물이었다.

해저기지에는 돔 시설들뿐만 아니라 외계인들이 몰고 다니는 UFO들도 여러 대 정박되어 있고 밖으로 드나드는 모습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돔으로 지어진 시설들은 용도가 다양했다.

돔들은 외계인들의 침실과 주거지로 이용되는 시설도 있었고, 연구나 교육의 목적으로 지어진 대형공간의 시설도 있었다.

크고 작은 형태의 돔 시설들은 모양이나 색상도 다양했다.

두꺼운 암반으로 덮여 있는 해저도시의 공간은 100% 자연 상태는 아니었고 인공으로 손을 본 흔적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아직도 일부분씩 내부공간을 넓히며 확장공사를 하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외계인들의 해저기지는 그렇게 특색을 갖춘 시설들과 색다른 자연환경이 숨쉬고 있는 이색적인 문명의 지하도시였다.

그 지하도시에는 지상에서 구경한 적이 없는 생소한 문명과 문화의 숨결들이 꿈처럼 펼쳐지고 있었으며, 눈에 띄는 무엇 하나도 수수께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 없었다.

 

돔들이 늘어서 있는 지하도시의 거리를 거닐고 있는 외계인들의 옷차림도 생소하고, 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나 목소리들도 낯설지 않는 대상이 없었다.

그러한 지하도시의 낯선 세계를 방문하고 있는 기분은 마치, 현실의 세계가 아닌 꿈에 나타난 세상의 한 장면이 아닐까하고 느껴지기도 했다.

해저기지에 도착한 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밤 시간이 찾아왔는데, 밤 시간이 되자 인공태양의 빛은 사라지고 칠흑을 방불케 할 정도의 어둠이 지하공간에 밀려왔다.

그러자 여기저기 시설에서 불빛들이 새어나오고 거리에는 가로등 같은 불도 켜지기 시작했다.

지상의 밤 풍경과 별다를게 없는 장면이었다.

지하세계에도 반딧불 같은 생명체가 살고 있었는데, 손가락 마디만큼 큰 반딧불들이 풀밭의 공중으로 날아다니자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 같았다.

또 시설의 정원 같은 곳에 심어져 있는 호롱불꽃에서는 야광현상의 빛이 났는데, 호롱불꽃이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작은 호롱불처럼 보이기도 했다.

호롱불꽃에서는 밤에도 쉬지 않는 벌과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지구의 자연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처음 찾은 외계인들의 지하세계는 4차원 문명세계의 축소판같은 신비한 볼거리를 무한정 선보이고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제지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

 

심해의 미로를 찾아

 

해저탐사를 마친 UFO는 깊은 바다 밑의 어딘가를 향해 능숙한 솜씨로 잠수를 시작했다. 그만큼 UFO 초광속체는 공중에서만 날아다니는 물체가 아니라, 수심이 아무리 깊은 심해에서도 자유자재로 잠수하는 신기한 물체였다. UFO는 물속에서도 공중에서와 마찬가지로 순간이동을 하거나 조가비처럼 날아다니기도 했으며, 잠수함처럼 천천히 미끄러져 다니며 바다 밑을 탐사하기도 했다.

깊이도 알 수 없는 해저에서는 엄청난 수압이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UFO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UFO는 대양의 넓은 바다로 나아가 수천 미터 깊은 해저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다시 해수면 가까이 낮은 곳으로 떠오르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탐사를 펼쳤다.

UFO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할 것 없이 모든 바다를 순간순간 이동하면서 옮겨 다녔다. 그때마다 색다른 바다 밑 구경거리가 눈앞에 전개되곤 했다. 바다 밑은 한마디로 꿈의 요람 같은 세계였다.

특히 인간의 발길이 접근하기 어려운 먼 바다의 수중세계는 육지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우주가 펼쳐지고 있었다. 먼 바다 깊은 물속에는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엄청난 어군이 형성되어 있었고, 구름처럼 물속을 뒤덮고 있는 고기떼의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었다.

구름처럼 몰려다니는 고기떼는 생긴 모양도 천태만상이고 색깔도 다양했으며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작은 물고기는 좁쌀처럼 작고 큰 물고기는 산처럼 커다란, 그것들이 서로 어울리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장면들이 바닷속 낙원을 연상케 했다.

인간들은 생명체에 대하여 창조설과 자연발생설을 가지고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물속에서 천태만상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바라보노라니 과연 자연발생 현상만으로 저것들이 세상에 나타났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렇지 않고 창조주의 손끝에서 저 환상적인 생명의 파노라마가 연출된다면, 창조주의 본성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반문할 여지가 없을 것 같았다.

빛의 나라 샤르별인들은 생명의 현상을 우주진화의 결정체로 믿고 있었다. 우주의 창조적 영성이 생명세계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연히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곧 생명체의 출현은 우주영성의 창조적 조화란 뜻이다.

그 창조적 영성을 하느님으로 부른들, 조물주라 부른들, 천지신명이라 부른들 서로 다른 의미는 아닐 것 같았다.

초시는 언제나 내게 이렇게 강조했다.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창조주가 살아 있다. 창조주의 모습은 밝은 빛이며 그 빛의 메시아가 영혼을 구원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너는 하늘이 멀리 있다고 행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는 빛이 네 삶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우주창조의 위대한 힘을 마음속으로 느끼면서 바닷속 탐사를 즐겼다.

물속을 잠수할 때 UFO 초광속체에서 발산하는 빛이 어두운 물속을 대낮처럼 환하게 비추었고, 그러한 밝은 빛 앞에 바닷속의 화려한 경관이 꿈속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름 모를 바다의 생물들이 신기한 듯 UFO 빛 앞에 몰려들기도 했고, 해저의 산호초나 암반들이 불빛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스쳐가기도 했다.

UFO 초광속체는 창문도 없이 밀폐되어 있었지만 외부의 모습을 훤히 내다볼 수 있었다.

UFO는 시시각각 선체의 색깔이 변했고 때로는 투명한 모습으로 바뀌기도 했다. 투명하게 바뀌면 유리창으로 밖을 바라보듯 외부의 모습들이 훤히 보였다.

그렇지만 외부에서는 투명하게 바뀐 UFO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고 내부도 들여다보이지 않았다.

투명한 UFO를 타고 물속에 떠 있으면 맨몸으로 깊은 물속을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투명한 UFO를 타고 물고기떼와 함께 이동하면 스스로 물고기가 된 기분으로 물속을 헤엄쳐 다닐 수 있었다.

깊은 물속에는 물고기떼만 구름처럼 몰려다니지 않고, 해초들도 숲을 이루어 넓은 바다를 뒤덮고 있었다. 해초 숲을 지날 때는 산속에서 수풀을 헤치고 다니는 기분과 다르지 않았다. 해초의 숲에서도 다양한 물고기와 바다 생명체들이 서식하고 있었으며, 기괴하고 처음 보는 생명체들의 모습이 수없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바닷속은 아름다운 경관만 존재하지 않고 을씨년스런 해저 공동묘지도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전쟁 때 가라앉은 군함들이며 상선들이 오가다 파선되어 가라앉은 선체유물들이 퇴적물처럼 쌓여 있는 곳이 가끔씩 눈에 띄었다.

파선된 선체들이 유난히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바다 밑 장소들은 색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 근해의 개펄에서 발견되었던 것과 같은 모습의 난파선 유해들이 넓은 바다의 깊은 물속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잠겨 있었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 얼마나 많은 원혼들이 눈도 감지 못한 채 잠들어 있을까 생각되었다.

바닷속 탐사와 관망을 즐긴 UFO는 다시 깊은 바다 밑으로 내려와 능숙한 솜씨로 어딘가를 향했다.

대양의 한복판에 암초와 무인도가 길게 열도처럼 늘어서 있는 부근의 바다 밑이었다. 깊은 물속에서 보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산들이 수중에 높이 솟아 있는 현상이었다.

해저산맥의 깊은 계곡을 따라 꼬불꼬불 UFO가 잠수해 나갈 때, 깎아지른 암벽들과 높이 솟은 바위산 그리고 천태만상의 변화된 모습으로 서 있는 만물상 바위들이 쉬지 않고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해저산맥과 해저계곡이 물위로 떠오른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환상적인 비경이 연출될 것 같았다.

지금은 물속에 가라앉아 세상 속에서 묻혀 있지만, 해저산맥과 해저 계곡들도 한때는 육지에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했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해저산맥과 해저계곡에도 과거에는 꽃이 피고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며, 자연의 숨결을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하니 슬픈 감상이 떠오르기도 했다.

UFO는 요새처럼 이어지는 해저계곡의 어딘가에서 목표점을 찾으려고 미로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해저계곡의 목표점을 찾아갈 때 여기저기서 괴물의 입 같은 해저동굴들이 수없이 목격되기도 했다.

UFO는 해저계곡의 동굴 속을 탐사하기도 했다.

어떤 해저동굴은 터널처럼 수십 킬로미터 이상 길게 뚫려 있는 곳도 있었고, 꾸불꾸불 미로처럼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동굴이 뚫려 있는 곳도 있었다.

미로처럼 형성된 복잡한 여러 갈래의 동굴 속에서는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입구인지 방향조차 분간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UFO는 미로처럼 이어지는 동굴 속을 능숙한 솜씨로 탐사하며 길을 잃지 않았다.

UFO는 좁은 동굴의 내부에서도 연체동물처럼 선체의 모양을 탈바꿈해서 편하고 자유롭게 이동했다.

복잡한 지형을 탐사할 때는 광캡슐을 이용했다. 광캡슐은 빛의 로봇처럼 복잡한 지형이나 땅속 물속을 가리지 않고 통과하며 맡겨진 임무를 완수했다.

그뿐만 아니고 UFO는 대형선박의 구명보트 같은 새끼 UFO로 분열시켜 좁은 공간의 동굴을 탐사할 수도 있었다. 물속에서는 분열된 새끼 UFO를 타고 물고기들과 함께 헤엄치며 수중세계의 진가를 느낄 수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복잡한 해저동굴 탐사를 마친 UFO는 마지막으로 크게 뚫린 동굴 하나를 찾아 미끄러지듯 들어갔는데, 동굴이라기보다는 길고 끝없는 터널과 같은 곳이었다. 수중의 긴 터널을 따라 진공에 빨려가듯 UFO가 미끄러져 들어가니, 나중에는 물도 채워져 있지 않은 빈 공간의 터널 끝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곳에 마지막 관문인 비밀의 문이 버티고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제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

UFO 해저탐사

 

하늘에서 비행하던 UFO가 바다 위로 내려앉아 배처럼 둥둥 떠다니며 무언가 위치를 탐색하더니 잠수함처럼 깊은 해저를 향해 가라앉기 시작했다.

UFO가 깊은 해저로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잠수를 할 때 선실 내부의 공기는 여전히 풍족했다. 해저 깊은 곳의 수압에 장애를 받지도 않았고, 다양한 해류의 움직임에도 거리낌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잠수를 계속했다.

UFO는 선체에서 밝은 빛을 발산했고 그 빛으로 어두운 바닷속의 모습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다 밑에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들이 UFO의 밝은 빛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처녀의 수줍은 모습으로 불청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깊은 바닷속이라 어디가 어딘지 위치를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UFO는 능숙한 솜씨로 해저의 지리에 밝은 것처럼 움직였다. UFO가 잠수해서 다가간 해저에는 수많은 볼거리들이 다양했다.

해저에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높은 산이 있고 계곡이 있고, 해저의 계곡에서 온천수가 솟아나며 강물처럼 흘러가기도 했다.

깊은 해저동굴도 발견되고 해저연못도 발견되고 기괴한 형태의 만물상 바위집단도 발견되곤 했다.

해저는 마치 지구의 모든 비밀을 감추고 있는 세상처럼 느껴졌다.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는 처음 보는 물고기의 종류와 해조류의 수풀, 꽃처럼 생긴 조개들과 바위처럼 생긴 생물들....

참으로 볼거리가 풍부한 해저의 생태계였다.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난파선의 유물들도 수없이 발견되고, 가라앉은 옛날 도시의 모습들도 눈에 띄곤 했다. 가라앉은 도시의 모습 중에 찬란한 문명을 자랑했던 왕궁의 궁전 터도 발견되었다.

물속에 가라앉은 도시나 왕궁 터에는 한 맺힌 넋들이 떠나지 못하고 함께 수몰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구인류들이 탐을 낼만한 보석들이 매장된 해저광산도 발견되고, 지상에서 부족한 자원들이 무진장 널려 있는 장소도 발견되었다.

UFO의 선실에는 해저의 모든 물질성분을 분석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고, 빛을 발산해서 반사되는 현상을 보며 금, , 철 등의 금속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류의 성분을 즉석에서 확인하였다.

해저의 그러한 자원들은 장차 누가 주인이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아무튼 깊은 해저에는 무진장한 자원의 보고가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UFO에는 해저자원이 매장된 위치와 다양한 해저유물들이 수몰되어 있는 위치를 파악해 놓은 자료가 프로그램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해저 생태계의 상세한 지도도 프로그램 자료로 만들어져 있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인류들보다 더 해박한 해저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리란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UFO가 해저로 잠수한 이유는 외계인들이 머물고 있는 해저기지를 찾아가기 위한 목적이지만, 그 이전에 나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신출귀몰한 솜씨로 잠수를 하며 해저 세상들을 만나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UFO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비롯해서 북극해 남극해 등의 넓은 바닷속을 탐색하며 수중여행을 마친 후, 드디어 우리나라 근해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지도에도 표기되지 않은 작은 섬 부근의 연안에서부터 다시 자세한 해저탐사가 시작됐다.

7월 초의 일이었는데 그때 마침 초대형 태풍권에 접어든 남해안 일대는 집채만한 파도의 물결이 무적의 세력을 과시하며 세상을 온통 집어 삼킬 듯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었다. 아무리 신출귀몰한 UFO라 할지라도 무서운 태풍과 성난 파도의 힘 앞에는 무기력할 것 같았다.

UFO는 수중 탐사하다가 잠깐씩 해면 위로 올라와서 바다 위에 펼쳐진 세상들을 구경하기도 했는데, 무서운 태풍과 성난 파도가 작은 섬을 삼킬 듯 아우성치는 모습은 과히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무서운 태풍과 성난 파도 앞에서도 UFO는 아무런 위험도 느끼지 않고 광란의 자연현상을 즐길 뿐이었다.

마치 4차원 문명세계의 대표 주자와 대자연의 웅대한 힘이 한판 승부를 벌이려는 기세 같았다.

그러나 UFO는 겸손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대자연의 웅대한 힘 앞에 대응하지 않고 성난 파도 위를 미끄러져 다니며 제 할 일에만 몰두했다.

 

한참 성난 파도 위를 미끄러져 다니며 무언가 탐색에 열중하던 UFO는 소리 없이 수면 아래로 다시 가라앉기 시작했다.

해상에서는 태풍으로 난리인데 바닷속은 고요하기만 했다.

마치 수면의 막 하나를 경계로 천국과 지옥이 따로 결정되는 것 같았다.

바다 밑은 그만큼 수면 위의 아비규환과는 다르게 평화와 안락함이 유지되는 천국과 같은 세상이었던 것이다.

바다 밑으로 내려온 UFO는 먼저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을 샅샅이 탐사하기 시작했다. 탐사의 범위는 남쪽 섬의 근해를 비롯해서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항로를 따라 대륙의 경계가 포함된 해저 일대였다.

바다 밑 유물을 탐사하기 전 초시는 내게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지금 탐사를 시작하려는 지역은 고대시대 1만 년 전부터 내려오는 중요한 무역 항로이다. 즉 너희 조상들이 1만 년 전부터 다른 나라들과 무역을 위해 다양한 특산물을 싣고 오가던 뱃길이라는 뜻이다. 그 뱃길을 따라 네 조상들의 혼이 수장되어 있다. 수장된 네 조상들의 혼을 발견하면 네 마음의 각오가 새로워질 것이다. 유물탐사 목적은 네 조상들의 혼과 얼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UFO가 바다 밑을 탐사하는 방법은 특이했다.

서해안 쪽으로 바다 밑을 따라가며 두꺼운 개펄 층들이 잘 발달되어 있었는데, 광캡슐을 개펄 속으로 발사시키면 묻혀 있는 유물들의 모습이 UFO 선실의 포스머스 화면으로 전송되어 왔다.

광캡슐은 촬영기능을 갖춘 일종의 무선로봇 장치로, 개펄 속에 묻혀있는 내용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UFO의 선실로 보내오는 역할을 했다.

 

광캡슐은 무선조종을 통해 아무리 깊은 땅속이나 암반층이라도 자유롭게 통과하며, 필요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는 편리한 장비였다.

포스머스 화면으로 전송되어 오는 유물들의 영상 사진은 실물처럼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고, 냄새를 맡아볼 수도 있으며, 재질의 감촉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물의 생성 연대도 즉석에서 감정이 가능했다.

개펄 속에서는 다양한 연대의 다양한 유물들이 묻혀 있었다.

마치 유물들이 조개처럼 개펄 깊은 곳에서 생물처럼 살아가는 모습같았다.

대부분의 유물들은 따로따로 묻혀 있었지만, 어떤 유물들은 옛날의 배와 함께 통째로 묻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깊은 개펄 속 여기저기에는 사람의 유골도 묻혀 있었다. 깊은 바다의 개펄 속에 묻혀 있는 유골들의 영혼들은 죽어서도 답답하고 괴로울 것 같았다.

깊은 바다 밑 개펄들은 마치 유물과 수장된 영혼들의 무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개펄 속의 유물들은 난파선의 배에서 쏟아진 것들도 있었지만, 옛날 홍수와 물난리가 났을 때 육지에서 떠내려와 가라앉은 것들도 많았다. 그래서 개펄 속에 묻힌 유물들에서는 과거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그만큼 개펄 깊숙이 묻혀 있는 유물들은 대부분 온전한 상태로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었다.

 

내 눈으로는 난파선의 유물인지 육지에서 떠내려온 유물들인지 분간할 수도 없었고, 그 용도나 연대에 대해서도 분석할 수 없었지만, UFO의 탐사장비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처럼 UFO에서 발사한 광캡슐이 깊은 개펄 속을 통과할 때마다, 묻혀 있던 유물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고 투명하게 모두 노출되고 있었다.

유물들 중에는 주로 석기, 도자기, 철기, 청동기, 목재류, 금괴류를 비롯해서 금화, 은화, 청동화 같은 옛날 화폐들도 수없이 발견되었다.

한군데 개펄에서는 길이 4~50m 정도로 추정되는 상선들이 가까운 거리를 두고 무더기로 매장되어 있는 모습도 확인되었는데 배의 보존상태가 완벽했다. 700년 전쯤의 시대에 만들어진 상선들인데, 선체바닥 창고에는 청자그릇을 비롯한 금괴나 다양한 용도의 유물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실려 있었다. 선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개펄에도 유물들이 한 무더기씩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광캡슐을 통해 포스머스 화면으로 전송되어 오는 그러한 유물들의 영상 화면을 바라보면서 초시가 이런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너희 나라 과거의 고대시대에는 주변의 나라들과 무역이 성행했는데, 지금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선체들은 그때 외국으로 오가며 무역을 하던 상선들이다. 아마 저 상선들은 태풍을 만나 좌초되어 물속에 수장된 것 같다. 너희 나라와 다른 나라들의 유물이 함께 섞여서 수장되어 있는 모습들이지...."

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초시에게 질문했다.

"같은 장소에 여러 척의 배가 한꺼번에 가라앉아 있다면, 동시에 모두 태풍을 견디지 못해 가라앉았을까요?"

"동시에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기에 따로따로 참변을 당한 모습들일 것이다. 선체의 형태로 보아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형태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개펄 속에서는 옛날 전쟁 때의 전선들로 보이는 배들이 무리를 지어 함께 매장된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대륙에서 사용했던 전선과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전선들로 추정되는데, 다양한 무기들도 함께 매장되어 있었다.

마치 난파선들의 해저 공동묘지와 같은 장소였다.

그 모습을 보고 초시가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이 지역은 과거에 너희 나라와 주변국가 간에 치열한 해상전이 벌어졌던 장소로 추정된다.”

어떤 개펄 속에서는 난파선의 조각난 선체들이 쓰레기 더미처럼 켜켜이 쌓인 채로 발견되는 장소도 있었다. 바다 밑의 삼각지처럼 여러 방향의 해류가 함께 모이는 장소인데, 인근 바다에서 난파된 선체의 조각들이 해류를 따라 흐르다 몰려서 쌓여 있는 현상 같았다.

이러한 바다 밑 유물들의 비밀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면 실종된 역사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유물들을 건져 올리면 어마어마한 돈이 될 것이란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외국에서 물속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발견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UFO는 조용히 탐사만 할 뿐 개펄 속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대부분 유물들의 연대는 천 년 안팎이었다. 근대와 고대의 유물들이 비교적 골고루 매장되어 있고, 동서양의 유물도 섞여 있는데, 서양 쪽의 유물은 흔하지 않았다. 그러한 유물들은 아무리 많이 발견되어도 초시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초시가 찾아내고자 하는 유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잃어버린 역사의 유물이었다.

초시는 잃어버린 역사의 유물을 탐사하면서 이런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지구인류들은 과거에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고 살았던 후예들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역사를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다. 특히 상고대 1만년 전의 역사가 중요한데, 지금 바다 밑을 탐사하는 목적이 그 잃어버린 1만 년의 역사를 찾기 위함이다. 1만 년 전의 역사는 신선의 역사요 하늘의 역사이며 네 조상의 뿌리를 증명하는 흔적이기도 하다."

초시의 설명을 듣고 내가 반문했다.

이곳 지역은 우리나라와 대륙의 근해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들로 인하여 지구인류들의 잃어버린 1만 년 역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초시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너희 나라가 지금은 작아 보이지만 과거에는 웅대했던 나라이고, 전 세계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곳 지역의 깊은 개펄 속에는 잃어버린 1만 년의 그러한 유물들이 묻혀 있고, 그러한 유물들을 찾아내면 잃어버린 1만 년의 역사를 재조명하는데 중요한 단서들이 된다."

초시가 탐사해서 찾아내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유물들은 고조선 이전 시대의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BC 9,000년경 고대환국 시대부터 단시대까지의 유물을 찾는데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초시는 과연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잃어버린 1만 년의 역사를 찾고자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1만 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선사고기 시대에도 우리 선조들이 외국과 무역 교류를 할 만큼 산업과 문물이 발달되어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러한 의문에 대하여 초시는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우리들은 해저기지에 지구유물 보관소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그러한 자료들 중에는 지구 각 나라의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지만, 너희 나라 조상들이 사용했던 유물들의 문화적 가치는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특히 너희 나라 개국의 선조들이 살아가던 선사고기시대의 유물들을 살펴보면 얼마나 뛰어난 문물이 그 당시에도 발달하고 있었는지 한눈에 판단할 수 있다. 과히 1만 년 전에는 너희 나라 선조들은 이 땅에 우주의 하늘문명을 꽃피웠던 장본인들이라고 확신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초시의 설명을 듣고 다른 궁금증이 있어 질문했다.

"그러면 탐사하는 목적이 유물보관소에 없는 것을 더 찾아내기 위한 작업입니까? 다른 목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귀한 유물이기 때문에 더 많이 발굴해서 보관하기 위해서입니까?"

초시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우리들이 해저에 보관중인 유물들만으로도 지구인류의 과거를 돌이켜보는 자료로서는 충분하다. 다만 너에게 네 조상들이 살아온 역사의 발자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네 조상들이 가꾸었던 역사의 숨결을 직접 음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다. 단순하게 이미 발굴된 역사의 자료를 관람하는 것보다는,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살아 숨쉬고 있는 자료들을 바라보는 것이 네게는 더 큰 교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제야 나와 함께 바다 밑 유물들의 탐사를 벌이고 있는 초시의 깊은 마음을 깨달을 것 같았다.

초시의 설명이 아니라도 바다 밑에서 직접 개펄 속에 묻혀 있는 유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가슴 찡하게 와 닿는 느낌들은 색달랐다.

역사의 박물관에서 구경할 수 있는 유물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유물들도 개펄 속에 묻혀 있었지만, 박물관에서 관람했던 느낌과 현장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초시의 말대로 잃어버린 역사와 다름없는 고대시대의 유물들을 바다 밑 개펄 속에서 직접 발견하고 눈으로 목격할 때마다 그 감회와 느낌은 너무나 새로웠다.

그 의미는 과거 선조들의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는 것과 다름없는, 잃어버린 역사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시는 개펄에 묻혀 있는 유물들이 발견될 때마다 그 역사의 연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샤르별인들은 이미 1만 년 전부터 지구를 왕래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기록을 온전히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구인류들보다 더 정확하게 지구의 과거역사를 꿰뚫어 보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UFO가 광캡슐을 이용해서 개펄의 다양한 지역들을 탐사한 끝에 드디어 수천 년 이전부터 1만 년 전에 이르기까지의 선사고기시대 유물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오래된 유물들일수록 깊은 개펄 속에 매장되어 있었고 찾아내기도 힘들었다. 깊은 개펄 속에 묻힌 유물들은 얕은 곳에서 발견된 유물들보다 오히려 보존 상태는 양호했다.

선사고기시대 유물들이 발견되면 광캡슐을 통해 포스머스 화면으로 유물의 영상 사진을 전송받아서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조사할 수 있었다.

탐사프로그램의 가상화면에 진입하면 직접 개펄 속에 들어가 유물들을 만져보고 질감을 느끼는 효과와 동일했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유물들의 용도를 재연해 볼 수도 있었다. 그중에는 청동기 거울이나 그릇 종류도 있고, 글씨가 새겨진 도자기도 있었다.

고대시대 도자기에 새겨진 글자는 어디서 본 듯도 하고 생소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고유의 글과 세모 네모 동그라미같은 기호, 그리고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기호들이 섞여 있는 글자들이었다.

초시는 도자기에 새겨진 글자들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선사고기시대 밝은 나라 민족들이 사용했던 밝은 글이며, 네 선조들은 밝은 글로 머리를 깨우치고 하늘의 섭리를 깨달으며 훌륭한 우주문명을 창조해 왔던 것이란다.”

밝은 나라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신선의 나라 이름이 밝은 나라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천상계의 세상을 빛의 나라요 선경세상이라 부르는 의미와 같을 것이다.” 초시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궁금한 점이 있었다.

"그러면 1만 년 전에 사용했던 문자가 지금 저희들이 사용하고 있는 문자들과 닮은 점이 많은데 그 이유가 무엇이지요?"

초시는 그 궁금증에 대하여 명쾌하게 설명해 주었다.

"과거에 사용했던 밝은 글을 모방해서 지금의 글을 창안했기 때문이란다."

밝은 글은 도자기에만 새겨져 있지 않고 금동제품의 도구들에도 새겨져 있었다. 금동제품 중에는 칼, 도구, 그릇을 비롯한 용도를 알 수 없는 연장들도 다양하게 섞여 있었다.

어떤 금동제 유물의 도구에는 인물들의 모습을 새긴 조각도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모습도 새겨져 있고, 말을 타고 사냥하는 모습도 새겨져 있고, 초상화처럼 인물들이 새겨져 있기도 했다.

인물상이 조각된 그림 속에는 기호처럼 글자가 새겨져 있기도 했다.

그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조각그림이 있었다. 금동제 명판에 새겨진 인물조각의 초상화였다.

그림 밑에는 내용을 알 수 없는 기호 글자가 새겨 있었다.

초시는 그 명판 조각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이 명판은 고대시대에 신분의 표시로 만들어진 것이다. 명판에 조각된 인물은 단의 초상화이며 함께 조각된 글자들이 밝은 글로써 단이 직접 서명하여 조각한 내용들이다.”

그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했다.

단시대에 신분을 나타내는 명판이 바다 밑 유물들과 함께 매장되어 있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초시는 그 수수께끼를 이렇게 해석해 주었다.

 

그 당시 배를 타고 외국을 드나들던 사신들이 휴대하고 다니며 신분증서로 사용했기 때문이지. 그 당시 단 초상화의 명패만 소지하면 어떤 외국을 방문해도 환대를 받았단다. 그만큼 밝은 나라의 명성은 온 세계에 자자했었단다."

그러한 자료가 어디에 남아 있기라도 하나요?"

우리들은 선사고기시대부터 1만 년 넘도록 지구를 다녀갔기 때문에, 그 당시 인물들이 담긴 영상과 자세한 사료들을 보관하고 있단다. 이제 잠시 후면 네가 우리들 해저기지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영상으로 저장된 네 조상들의 인물들과 그 시대 네 선조들이 살아가던 모습을 직접 만나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초시가 지구에 대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만물박사처럼 설명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외계인들이 1만 년 전부터 지구를 왕래하며 그 당시 살았던 인물들과 풍물의 모습을 영상으로 저장해서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의 생생한 과거역사를 손금 보듯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고대시대 유물들이 개펄 속에서 발견되곤 했는데, 그때마다 초시는 유물들의 용도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 살고 있는 선조들의 풍습이나 문물에 대하여 새로운 사실들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에서 내 마음속에 와 닿는 각오들은 새로웠다.

선사고기시대부터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아 준 초시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싹텄다.

 

4차원 문명세계의 주인공들은 이처럼 한 인물을 양성하기 위해서 무한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유물탐사를 마친 후 이번에는 해저자원 탐사였다.

해저자원 탐사를 시작하기 전 초시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 나라는 현재 작고 가난한 나라이지만 장차 경제대국 문화대국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번 해저자원 탐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자원들이 너희 나라 주변을 감싸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크게 키우도록 하여라. 너희 나라는 반드시 잃어버린 과거의 영토와 역사의 명성을 되찾게 될 것이다. 그 후 사라진 하늘의 역사가 다시 펼쳐지게 될 것이다. 하늘의 역사가 지구에서 다시 시작되는 날 지구의 평화는 다시 찾아오고 빼앗긴 낙원과 선경세상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서해안 유물탐사를 마치고 UFO는 다시 남해안의 근해와 동해안 등으로 잠수해서 이동하며 해저자원 탐사를 시작했다. 자원탐사를 할 때도 역시 광캡슐을 이용했다. UFO에서 광캡슐을 발사할 때마다 해저깊은 곳에 저장된 자원들의 분포와 지질구조가 훤히 드러났다.

특히 석유자원은 우리나라에는 전혀 매장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UFO 탐사결과 실로 엄청난 양이 근해 해저의 심층부에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석유가 매장된 장소는 동해안과 남해안뿐만 아니라, 육지의 지하에도 초대형 광구가 형성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질학 구조상 석유매장과는 거리가 먼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다만 석유가 매장된 장소는 현대기술 장비로는 발굴이 불가능할 만큼 깊은 심층부에 위치해 있었지만,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고 첨단 기술이 더 발달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근해의 잘 발달된 대륙붕 같은 곳에는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들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내용도 탐사 결과 나타났다.

석탄은 육지에서만 발견되는 자원인줄 알았는데 바다 밑에도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어떤 대륙붕은 석탄의 산이라 할 정도로 많은 양을 매장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엄청난 양으로 매장되어 있는 자원들에 대하여 초시는 나에게 조금도 기뻐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심층부에 있는 자원들을 고갈시키면 당장은 우리나라 부를 축적시킬 수는 있지만, 결국엔 지구 전체 지질구조를 위태롭게 만들어 지구 종말의 대재앙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자원들은 해저나 지하의 심층부에만 매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해저 바닥 표면에도 무진장 널려 있었다.

UFO가 동해안을 거쳐 남해안으로 샅샅이 탐사를 시작해 나갔다.

어느 지점의 해저 바닥에 이상한 물질들이 흐늘거리며 쌓여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바다 밑 커다란 구멍에 그러한 물질이 가득 채워진 곳도 수없이 발견되었다.

초시는 그 물질들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앞으로 지구인류들은 이 물질을 이용해서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할 것이다. 이 물질은 너희 나라의 소중한 재산이다. 이웃나라에 소유권을 뺏기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켜야 할 것이다. 지금은 너희 나라가 가난하지만 앞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부자나라가 되고, 그 힘으로 잃어버린 과거의 영토를 되찾게 될 것이므로 자부심을 갖고 살도록해라."

그 물질에 대하여 광캡슐로 탐사한 내용을 포스머스 화면으로 전송받아서 분석해 본 결과, 처음에는 우무처럼 흐늘거렸다가 나중에는 기체로 변해서 증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고 오염물질도 발생하지 않아 고효율 청정에너지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초시는 그 물질의 이름을 물석유라고 불렀다.

물석유도 일종의 화석자원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는데, 수중 생명체의 유해들이 쌓여서 수억 년에 걸쳐 이루어진 물질들이었기 때문이다. 물석유는 전 세계의 바다 밑에 쌓여 있는 자원이지만, 우리나라 근해에는 다른 곳에 비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었다.

우리나라가 물석유를 발굴하는 기술을 먼저 개발하면 다른 곳의 자원까지 활용할 수 있어, 부자나라로 성장하는 큰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고 초시가 설명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우리나라 해저에는 많은 양의 광맥이 매장되어 있었다. 지상에서 구하기 힘든 광석이 무진장 매장되어 있는 장소도 있었다.

UFO 탐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나라는 해저자원의 보고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성장의 잠재력이 큰 미래의 선두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초시로부터 '너희 나라는 장차 과거에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고 세계의 으뜸 국가로 우뚝 설 것이다.' 라는 설명을 듣고 속으로 웃었던 적이 있었다. 그냥 내 기분 좋으라고 들려주는 이야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근해의 바다 밑 유물들과 자원을 탐사하고 나서 그러한 생각은 달라졌다.

선사고기시대부터 1만 년 가까이 이어져 온 유구한 역사와 남보다 먼저 찬란하게 꽃피웠던 문명의 흔적들을 간직한 하늘민족의 후예들은, 틀림없이 다가오는 미래의 주역으로 우뚝 설 것이란 확신을 UFO 해저탐사를 통해 가질 수 있었다.

이후부터 초시가 들려주는 말들을 처음 들을 때 아무리 신빙성이 없게 들리더라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는 경솔함을 행하지는 않았다. 초시가 들려주는 말들 중에는 도저히 실현 가능성이 없고 추상적으로 들리는 내용도 많았지만, 나중에 지나 놓고 생각하면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제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