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조릿대). 신의대, 신이대, 신아대, 갓대, 이대, 섬조릿대, 제주조릿대(탐라산죽)
2026. 1. 27. 10:47ㆍ흙이있는 밥상/유익한정보
산죽(조릿대).
필자가 어릴 적에 할머니는 동치미를 담글 때 담금물 위에 신이대(산죽)를 동동 띠웠다. 땅에 묻은 장독의 뚜껑을 열고 하얗게 곰팡이가 핀 신이대를 살짝 젖히고 국물을 떠서 마시면 그리 시원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 맛을 생각하니 입안에서 침샘이 돈다.
필자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약했다. 그리고 부모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튼튼하고 가끔 감기에 걸리기는 해도 다른 병치레 없이 살고 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약해서 배탈이라도 나면 더 심하게 앓아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었다. 지금도 기억할 정도로 많이 아팠었다. 그렇게 약했던 필자를 할머니는 갖은 약초와 들풀로 때가 되면 약을 해주었다. 그러나 철없던 필자는 투정을 부리며 억지로 마시거나 아님 할머니가 지켜보지 않으면 몰래 버리기까지 했었다.
젊을 적에 상경하여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 잘못 뛰어내려 그만 발꿈치에 대못이 박히는 일이 있었다. 장도리로 빼려해도 빠지지 않자 여러 사람이 붙들고 긴 노루발(빠루)로 잡아 뽑았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뼈속 깊숙히 못이 박혔었던 터라 쇠독이 퍼져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발꿈치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이 생기고 허벅지를 타고 골반까지 통증이 올라와서 걷기조차 힘들었다. 아무리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았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고향으로 내려와 누워 잠들었는데 발꿈치가 간지러워 문득 눈을 떠보니..
할머니가 입으로 발꿈치의 고름을 빨아내고 있었다. 비위도 약한 분이 고름을 빨아내며 구토를 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쉼없이 고름을 빨아냈다. 육개 월 동안 썩어 들어갔던 상처가 그 이후로 아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상처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손자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의 힘이 아니었을까?
가끔은 지금까지 무탈하게 살 수 있도록 지극한 사랑을 주신 할머니가 보고 싶어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토록 소중한 할머니가 낙상을 하여 주저 앉더니 일어나지 못하고 병석에 누워 8년이 넘게 고통을 받다가 하늘로 올랐다. 할머니가 병석에 계실 때 항생제의 무서움을 알았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약초공부를 하게 되었다. 훗날에야 깨닫게 되었지만 할머니가 늘 해주던 보약은 바로 다름 아닌 자연초(잡초)였다.
오늘은 가장 흔하게 앓으면서 고통스런 질병인 고혈압, 당뇨, 만성간질환,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조릿대를 올려본다.
조릿대는 지역마다 각기 다르게 불리므로 산죽 또는 그냥 조릿대로 부르면 된다. 신의대, 신이대, 신아대, 갓대, 이대, 섬조릿대, 제주조릿대(탐라산죽) 등 그 이름도 많으며 한방에서는 천도세, 근곤죽, 산죽이라고 한다.
산죽은 먼저 체질변화에 좋은 약재다. 그런 이유로 필자가 황진이와 기력보에 배합하기도 한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장복하고 체질이 바뀌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사람들도 차로 즐겨 마시거나 달인 물로 밥을 지어 먹고 호환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죽은 고혈압, 당뇨, 만성간염, 해열, 이뇨, 폐출혈(결핵), 편도염, 천식, 가래를 삭히는데 좋다. 그리고 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도 효능이 매우 좋은 약재다. 또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신경쇠약, 스트레스로 인해 홧병에도 효험이 있다.
산죽의 활용법은 다양하다. 뿌리 째 캐지 말고 잎이나 줄기만을 채취해도 충분히 효능을 볼 수 있다. 잎과 줄기를 채취해서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그늘에 바싹 말린다. 말린 산죽은 광주리나 얇은 망에 보관한다.
말린 산죽 한움큼을 큰주전자에 물을 가득 부어 2~3시간 푹 끓여 식힌 후 냉장보관하면서 따끈하게 차로 복용한다. 그리고 밥을 지을 때 밥물로 사용해도 된다. 꾸준히 장복을 하면서 복용하고 있는 약을 점차로 끊으면 약도 끊을 수 있고 지병도 치료할 수 있다.
주의하실 점은 유별나게 몸이 냉하거나 저혈압이면 복용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들이 심각하게 몸이 냉한 사람이 많다. 단방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복용할 때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
여기서 팁 하나. 약초는 생명이 질긴 것들이 약성이 좋다. 또한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약초가 같은 종이라도 약성이 더 뛰어나다. 우리나라는 땅덩이도 좁은데 그나마 국토면적의 70% 이상이 산이다. 농사를 지을 대지면적보다 임야가 더 많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해서 강원도 산골이나 북한의 개마고원 같은 곳은 시베리아의 추위도 울고 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자라는 것들이니 중국이나 일본에서 나는 약초들보다 훨씬 약성이 뛰어나다. 그 예로 오늘 올린 조릿대를 들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자라는 조릿대보다 우리의 산야에서 자라는 조릿대가 훨씬 더 약성이 뛰어나다. 이 훌륭한 약재인 조릿대(산죽)를 슬기롭게 활용해보기를..
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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